내가 나대로 살면 죽을 수밖에 없는 걸까제1286호 10월14일 가수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부고 소식을 들은 날, 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텔레비전 등 그의 소식을 접하는 통로를 차단하고 침대에 웅크려 일찍 잠들었다.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설리 죽음이 내게는 메시지 같았다. ‘한국에서 ...
보라, 있는 그대로제1285호노래로 자신의 얼굴을 그릴 수 있다면 커트 코베인의 <네 모습 그대로 오라>(Come as you are)는 그의 자화상일 것이다. “네 모습 그대로 와, 너였던 모습으로, 내가 원하는 너의 모습으로, 친구의 모습으로, 적의 모습으로.”(Come as ...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외 신간안내제1285호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금희·김하나·이슬아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 1만3천원 유기 동물을 돕기 위해 일대일 결연을 맺은 작가 9명의 글을 모았다. 그들은 동물을 가족으로 맞으며 어떤 존재를 대가 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여자는 체력 ...
화장·하이힐·결혼, 안 맞는 건 안 할래제1285호<카모메 식당>의 작가, 60대 비혼 일본인 여성, 고양이와 책과 음악과 뜨개질의 반려인, 성악설을 믿는 낙천주의자, 섬세하되 예민하지 않은 문장가. 무레 요코가 들려주는 ‘안 하고 살아도 아무 지장 없는 것’ 15가지에 관한 이야기. <나랑 안 맞네 그럼...
도담이가 ‘안아달라’고 했다제1285호“갑자기 일이 생겨 못 간다고 말할까.” 아이와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날, 겁부터 덜컥 났다. 뒷좌석의 아기 시트에 앉은 도담이가 달리는 차 안에서 갑자기 울기라도 하면 어떻게 달랠지 상상만 해도 어질어질했다. 출산한 지 3년 만에 처음 혼자만의 주말을 가지게 된 아내는 어린이집 아빠 ‘가람’(마을 별명)에게...
‘스펙주의자’ ‘빨리주의자’를 바꾼 내 아들제1285호정치부 기자로 탄탄대로를 걸으며 40대 정치부장, 50대 편집국장을 꿈꾸다 장애아를 낳으며 인생이 180도로 바뀌었다. 딸·아들 쌍둥이를 낳는 과정에서 딸은 건강히 태어났지만, 아들은 출산 과정에서 뇌가 손상돼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아들은 10살인 지금도 말하는 거나 변을 가리는 것이 쉽지 않다....
물과 마음관리는 셀프제1285호초등 고학년 때까지만 해도 등굣길 몇 번을 돌아보며 손 흔들던 아이였다. 심지어 제 모습 잘 보라고 우리 집 창문에서 잘 보이는 길로 빙 둘러 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절대 내다보지 말라고 한다. 부르거나 손 흔들지 않고 그냥 보기만 하는 것도 만류한다. 쪽팔린단다. 세상 모두가 자기를 쳐다본다고 여기...
돼지여, 도망치라!제1285호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경기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대대적인 멧돼지 소탕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비교할 수도 없이 큰 멧돼지(숙주)를 죽여야 하는 상황이다. 멧돼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리저리 도망치고 있다. 소탕 ...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들에게제1285호*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었고 누군가는 훌쩍였다. 영화 (12세 관람가) 개봉 첫날인 10월23일 오전, 서울의 한 영화관. 평일 조조 시간대 혼자 온 관객들이 띄엄띄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대다수 관객은 여성이었다. 이 영화는 누적 판매 120...
홍콩의 밤은 여전히 아름다운지제1285호2019년 8월30일 금요일 <빅토리아피크> 홍콩 ‘반송중 시위’ 취재를 마치고 원고지 50장이 훌쩍 넘는 기사를 모두 마감했다. 숙소 커튼을 걷어보니, 해가 언제 떴는지 모르게 져 있었다. 숙소가 있는 완차이에서 배를 타고 침사추이로 갔다. 홍콩 취재를 도와준 티미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