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영입하고 백혈병은 외면하고제1096호 인재 영입은 무릇 ‘탁’ 치는 맛이다. 어떤 이름들을 발탁해 이미지를 쇄신한다. 그 실체가 무엇이건 간에 그 정명론으로 혁신의 기운을 선뵌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정치의 익숙한 전략이다. 선거를 앞두고, 난데없이 분화된 야권이 아우성 중이다. 포커판 레이스처럼 인재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 저쪽으로 ...
‘대단한 무기’의 나라별 사용법제1095호 머릿속에서나 그려보던 것이 실제로 나타났다. 어릴 적 내 생각에 수소폭탄은 최고 최대 최종의 무기였다. 너무나 위험해서 아무도 실전에 투입할 생각조차 못하는 그런 병기였다. 그걸 북한의 김정은이 만들었다고 한다. 북한 사람들이 돈이 없어 다들 굶어죽기 직전의 상황에 처한 줄만 알았던 나는 놀라움과 ...
할머니, 이 꼬락서니라 죄송합니다제1094호 2015년 12월28일 속보가 떴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24년 만에 합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선언”. 모두 눈이 커졌다. 합의를 했다고? 어떻게? 게다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니? 아베 신조 총리가 느닷없이 대오각성이라도 해서 일본의 법적 책임과 성노예(Sex ...
여러분, 다 포기하고 행복하세요~제1093호 연말이 되니 송년회를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24시간 송년회를 하는 기분도 든다. 송년회를 왜 하는지 생각해봤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여러 사람이 보내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런 시간을 가지는 건 결국 더 나은 내년을 준비하기 위함일 것이다. 남의 일에 미주알고주알 하는 걸로 먹고사는 우리 ...
‘안’정치를 새정치로 ‘포맷’할 수 있나요제1092호 얼마 전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감행한 3당 합당 이후, 한국 정치가 오가는 알파와 오메가 사이는 ‘3.5 대 2.5 대 0.5’가 아닐까 싶다. 가감이 있긴 하지만 민주자유당의 계보를 잇는 정당이 35%를, 민주당의 계보를 잇는 집단이 25%를, 그리고 색깔이 분명한 진보 정당 운동...
우리가 사랑받기 위해 모였나요?제1091호 12월5일 집회 직후, 극우 매체를 포함한 대부분의 언론이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참 평화롭고 선진적인 시위였다’는 칭찬이다. 그날 집회는 어느 노래처럼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집회처럼 보였다. 우아하고, 조용하며, 무엇도 위험하지 않았다. 그려낸 듯 완벽한 평화시위였다. 밝혀두지만 나는...
나도 야당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제1090호 야당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지지자들만 하는 게 아니다. 한국 정치와 시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뭔가를 제대로 하는 제1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 제1야당이 정권을 장악하기 바라서가 아니라, 여당과 야당이 경쟁해야 정치가 발전한다는 소박한 바람을 누구라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시민을 가마니로 착각한 여자제1089호 석 달 전, 미국의 신경의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세상을 떠났다. 신경장애 환자의 다양한 임상 사례를 아름다운 필치로 다룬 그의 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1985년 출간돼 전세계에서 널리 읽힌 베스트셀러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시각인식불능증이라는 일종의 ...
눈이 쏠렸다제1088호 예민한 미각을 가진 편이 못 돼 음식 맛의 깊이를 잘 알아채지 못한다. 경험적으로 익숙한 맛 정도만 과거의 체험에 빗대 말할 수 있다. 대체로 ‘맛있다’ ‘괜찮다’ ‘아니다’ 정도다. 그 평가조차 가격이라는 경제 감각이 개입하니 온전한 미각이라곤 할 수 없다. 그 부족한 감각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것이 ‘회’…
타짜의 마지막 승부제1087호 ‘혼’이 비정상이 된다고 한다. 과학과 이성의 영역이 아닌 혼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규격화할 수 있느냐, 그 범주화는 가당키나 한 것이냐, 뭐 이런 합리적 의심에 앞서 그냥 그 단어, 혼이 낯설었다. 혼, 확실히 범상한 말은 아니다. 몇 년 전, 처음 다녔던 크로스핏 박스 이름이 ‘투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