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돌려막기제1116호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 여성혐오, 그리고 혐오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경찰은 조현병 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렸고 이를 근거 삼아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여성 대상 폭력, 여성혐오라는 이슈가 정신질환자·장애...
예술 한번 한 건데…제1115호 어떤 자칭 예술가가 한 대학 입구에 ‘일베’ 조형물을 만들어버렸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다음날 곧 부숴버렸다. 내 주위 사람들의 대다수는 “그것 참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고 말한다. 일부는 아무리 그래도 절차에 맞춰 반대했어야지 자력구제 금기를 어긴 건 부적절하다고 한다. ...
경유를 해체합니다제1114호 미세먼지가 주요한 사회 의제로 떠오른 시기와 이른바 ‘친환경 디젤’이 각광받기 시작한 때는 겹쳐 있다. 2014년 9월 녹색당은 <정책브리핑> 1호를 발간하며 ‘미세먼지의 발생 요인과 대책’을 짚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구별하고, 국내 요인과 국제 기준을 두루 언급한 보고...
‘여성’이 죽었다제1113호 서울 강남역 근처 어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한 여성을 끔찍하게 죽였다. 피의자는 “평소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추모 쪽지가 붙기 시작했다. 온라인 역시 분노로 들끓었다. 이 사건을 두고 여성이라는 사회적 소수자 중 불특정 ...
내 연기 어때요?제1112호 “내 연기 어땠어요?” 이건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다. 통신사 <뉴시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현우 전 옥시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뒤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물론 이건 상식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이 뒤따른다. 자신이 원래 한 말은 “내 얘기 어땠어요?”라는 거다....
그냥 옷이나 갈아입으시라제1111호 4·13 국회의원선거(총선) 결과가 이렇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청와대는 분명 확고한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단 말들을 강력하게 ‘단속’하며, 정말 별다른 걸 해낸 게 없는 이 정부의 초라함을 적절히 ‘메이크업’하며, 국정 기조의 큰 개조나 전환 없이 하던 대로 ‘쿨’하게 임기를 ...
야신은 영원히 다시 돌아온다제1110호 “우리 팀이 달라졌어요.” “역시 조선놈들은 빡세게 굴려야 돼!” “감독님, 감사합니다! 눈물이 납니다!” 2015년 초입의 장면이다. 시즌 개막이 한참 남은 시기였음에도 프로야구 관련 게시판과 뉴스 댓글은 전에 없이 달아올랐다. 기자들은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 현장 사진을 거의 실시간 업로드하고 있었다....
재벌들의 대를 이은 충성에 감복!제1109호 상상하던 일이 현실이 된 걸까? 보수단체들이 민감한 현안이 있는 현장마다 찾아와 ‘맞불 집회’를 벌이는 풍경을 보며 상상만 했던 일이 하나씩 진실로 드러나는 광경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보수언론이 ‘전문시위꾼’을 언급하며 마녀사냥에 몰두할 때, 그들의 악선동에 치를 떨었다. 그런데 전문시위꾼이라는 존…
지역주의 부활? 정치 이념 분화?제1108호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그 말뜻을 잘 새겨봐야 한다. ‘천심’의 특징은 우리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거다. 하늘, 그러니까 신은 언제나 이유를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가늠하기 위해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야 한다. 국회의원선거(총선) 결과에 대해 수십 가지 분석을 내놓을 수 있지만 모두...
‘헬조선’에선 늘 원칙보다 효율성!제1107호 정부 서울청사가 뚫렸다고들 난리다. 충격적인 일이다. 공무원들이 상상이나 해보았을까? 어느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모든 보안을 뚫고 들어와, 대담하게도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수정하는 어이없는 사태를. 정부 서울청사에 출입해본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