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주군도 신하도 아니다제1106호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탈당 후보들에게 “대통령 존영을 반납하라”고 해서 이른바 ‘존영 논란’에 불이 붙었다. 존영(尊影)은 ‘높은 사람의 사진’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사진이 존영? 지금이 여왕 시대냐?”고 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좋은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라고 ...
새누리당이 ‘내무반’이지 말입니다제1105호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탈당한 유승민 의원을 향해 “내무반에서 서로 총질하는 모습을 보이고선, 희생양인 척 당을 모욕하고 침 뱉으며 떠났다”고 했다. ‘극딜’이다. 상대를 파괴하기 위해 내뱉은 말의 함의를 일일이 추려 따지는 것이 마땅한지는 모르겠으나, 이 위원장의 비유에선 최소한 두 가지 정도…
알파고가 던진 오메가 질문제1104호 ‘알파고’는 근사한 거울이었다. 한국 사회 특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첫판에서 이세돌 9단이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불계패를 당한 데 이어 2, 3차전까지 연이어 패하자 사람들의 놀라움은 분노로 바뀌었다. 언론은 ‘애초부터 불공정한 대결이었다’고 거품을 물며 기사를 쏟아냈다. 전문가라는 이들...
박근혜 대통령이 ‘알파고’일 가능성제1103호 누군가 그런 우스개를 했다. “정두언이 알파고인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들어보니 이런 얘기다. 정두언 의원이 ‘살생부’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 수준은 한계까지 끌어올려졌다. 김무성 대표가 사과하는 걸로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이미 정신적 분당 상태’라는 말까지 나왔다. 어찌됐건 …
김종인이 쏘아올린 작은 공제1102호 김종인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핵폭탄이 되어 돌아왔다. ‘야권통합론’이라는 정치의 진부한 레토릭이 이렇게까지 파괴력을 발휘하는 건 순전히 야권의 정치가 후진적이기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국민의당 소속 정치인들 입장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생각을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가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굳이 …
냉소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제1101호 냉소의 시대이다. 현실을 냉소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다. 정치인이 아무리 설명을 해도 사람들은 듣지 않고 믿지 않는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정치의 가장 전형적 장면은 음흉한 정치인이 세 치 혀를 놀려 국민을 속이고 자기 잇속을 채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
샌더스라는 ‘손가락’, 아니 아니 주먹 말고제1100호 안철수씨가 버니 샌더스의 ‘주먹’ 사진과 자기 ‘주먹’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샌더스 닮은꼴’을 강변했을 때, 사람들은 웃겨서 쓰러지거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 안씨는 “참 신기하게도 같은 용어를 썼다”며 힐러리 클린턴과 자신이 닮았다고 주장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웃지도, 주먹을 쥐지도 않는…
‘괴뢰패당’이 되어도 총선만 이기자?제1099호 개성공단을 ‘통일의 심장’이라고 불렀던 이들은 이제 죽고 없다. 하지만 여전히 개성공단이 통일의 혈관이(될 수 있으)며, 대북 정책의 핵심이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주까지는 확실히 그랬다. 물론 보수정부 이후 한반도 정세에 따라 개성공단의 존폐가 자주 경각에 흔들리곤 했다. 하지만 그걸 처음 만들었던...
MBC라는 공영방송의 해악제1098호 우리의 냉소적 인식은 어떤 진실을 새로 발견했을 때가 아니라, 진실이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믿고 싶어 하지 않는 어떤 진실이 자기 지위를 재확인할 때에 강화된다. 이제 이러한 냉소의 소재가 되는 가장 정확한 사례로 MBC를 들 수 있게 됐다.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프로젝트 이후 어떤 ...
일베보다 해로운 ‘개인’들제1097호 1월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가 끝나자 대한상공회의소 등 7개 경제단체와 24개 업종별 단체가 모였다. 그들은 ‘경제살리기 입법 촉구 국민운동추진본부’를 구성한 뒤 “범국민 서명운동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1천만명 서명운동’이란다. 다른 국적의 관찰자가 보기에 참 기이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