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위안부’ 평화비에서 만나요제1155호인생을 만드는 건 결국 어떤 ‘경험’을 언제 하느냐다. 찰나라고 하더라도 운명적 마주침을 통해 아주 거대한 인식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흔한 말로 ‘질풍노도’라고 불리는 청소년 시기라면 더 그렇다. 그때는 그저 스쳐 지나간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그 시기의 경험이 인생 전반에 결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쌈박한 만화 부활하길제1154호<한겨레21> 사무실에 반가운 택배가 도착했다. 묵직했다. 전래동화 전집 40권이 가지런하다. 수신처는 ‘<한겨레21> 창간 23돌 행사 담당자 앞’. 오는 4월1일 예정된 도서 플리마켓을 위해 흔쾌히 책을 기부한 강애 독자에게 전화했다. 서울의 한 병원...
뭉클뭉클제1153호‘꼭 다시 연락주세요.’ 기다림의 문자가 왔다. 발신자는 박윤서(17) 독자다. 그는 지난 2월 개인 사정으로 독자 인터뷰를 어쩔 수 없이 거절했다.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
18살 선거권은 꼭!제1152호지난해 12월8일, 김진형(53) 경기도 광주 푸른숲 발도로프학교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다. “시민들에 의해 아래로부터 올라온 변혁의 요구가 정치권을 움직인 일이었어요. 개인이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에 있었던 셈이지요.” 그로부터 두 달여 …
아이들은 목마르다제1151호 두툼한 누런 봉투 하나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보낸 사람, 전남 해남 황산중학교. 받는 사람, <한겨레21> 편집장 혹은 ‘독자와 함께’ 담당자 앞. 익일특급. 소인 날짜 2월6일. 봉투엔 형형색색 17개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잡지·신문·5행시 형식으로 &...
희망을 주세요제1150호“음… 10년 전부터 본 것 같아요.” 박형수(59) 독자는 <한겨레21>의 오랜 친구다. 기자가 언제부터 정기구독을 했는지 물었더니, 오래된 수첩을 들추듯 기억을 더듬는다. 그는 “젊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 만에 다 읽었는데, 이제는 나이 먹어 일주일 안에 다 못보겠”단다...
아동인권을 부탁해제1149호생각보다 젊은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번 단박인터뷰 주인공은 지난해 한가위 퀴즈큰잔치 응모엽서에 대전 우송대학교 사회복지아동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권호(39)씨는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대학교수가 됐다. 목소리에는 에너지가 넘쳤다. <한겨레21>이 보도할 만한 기사...
인정 21제1148호한 문장이 한 사람을 불렀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살고 싶다.” 암 투병하는 노모가 편지 봉투 겉면에 비뚤배뚤 쓴 편지의 한 문장. 수신인은 독자 임찬성(48)씨. 임씨는 2월1일 저녁 페이스북에 편지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임씨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기자에게도 ...
‘최애 주간지’의 내부자가 되다제1147호자복하건대, 마감 시간에 쫓겨 사회적 약자를 이용했다. 갑작스레 독자 단박인터뷰 대상이 된 ‘피해자’는 <한겨레21> 5기 교육연수생 이은주(25)씨다. 그는 대학 시절 <한겨레21>과 처음 만난 뒤 열혈 독자가 됐다. 한때 <시사인>을 ...
만리재의 약속제1146호김두성(70·왼쪽) 독자는 단박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의 전화에 “단박인터뷰도 내공이 보통이 아니더라”며 “나는 할 수가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설득 끝에 승낙을 받았지만 “지금은 안 된다. 질문을 주고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는 2시간 뒤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그 사이 예상 질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