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복하건대, 마감 시간에 쫓겨 사회적 약자를 이용했다. 갑작스레 독자 단박인터뷰 대상이 된 ‘피해자’는 <한겨레21> 5기 교육연수생 이은주(25)씨다. 그는 대학 시절 <한겨레21>과 처음 만난 뒤 열혈 독자가 됐다. 한때 <시사인>을 즐겨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겨레21>이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주간지’라고 한다. 그는 “단박인터뷰에 선정돼 영광”이란 말도 했다. 열혈 독자는 내부자가 됐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자 꿈을 키운 끝에 우선 교육연수생으로 <한겨레21>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교육연수생 기간에 그는 “기성 기자들의 흉내를 내지 않고, 청년이 보는 세상을 진정성 있게 드러내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했다. 긴 목표는 ‘사람 냄새 나는 기자’다.
교육연수생에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4기까지 교육연수생들의 활동과 기사를 유심히 봤다. 기성 언론인들 기사 못지않은 소재와 완성도에 놀랐다. 흔한 ‘인턴기자’ 방식이 아니라, 자기 아이템을 기사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5기 연수생 모집 공고를 거의 매일 검색해 결국 이곳에 입성했다.
언제부터 기자 꿈을 꿨나.
중3 때다. 개인적 계기가 있었다. 그때부터 기자 일이 조금 험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부모님이 어릴 적부터 도농체험을 시키는 등 ‘자유방목형’으로 키웠다. 어디 가도 밥 굶지 않고 버틸 자신이 있다. 성격도 괜찮은 편이다.
일찍부터 준비했다고 들었다.
고등학교 때, 경기도 부천시 청소년기자단을 했다. 하교하는데, 한 학교 앞에서 교사들이 ‘교장의 촌지 수수, 교사 폭행’이란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을 봤다. 기사로 썼다. 당시 사회성 기사를 쓴 사람이 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대학 때도 여러 곳에서 기자단 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제도권 틀에 갇히지 않고 세상 보는 시선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졸업했으니 취업 압박이 있을 듯하다. 대학생들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대학생 시절이 낫다. 졸업생은 이런 연수생 대상조차 못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졸업 학기를 마쳤지만 졸업용 토익 점수를 안 내고 수료생 신분으로 있는 게 그런 까닭이다. 학생도 아니고 졸업생도 아닌 애매한 존재다. ‘언론고시’는 어떤가. 지난해 초부터 본격 언론사 시험을 준비했다. 상반기 내내 결과는 ‘서류 탈탈’(서류만 탈탈 털린 채 불합격)이었다. 하반기에는 일부 서류가 합격됐지만, 이번에는 ‘필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언론사 스터디와 더불어 데이터저널리즘, 정보공개 청구처럼 필요한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공 쌓기다. <한겨레21> 내부자가 됐다. 속 시원히 장·단점을 말해달라. 체온 있는 기사들이어서 좋다. 특히 ‘바글시민 와글입법’이나 ‘기본소득’ 등의 연재기사에서 온기를 느낀다.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중요한 정책을 바꾸려는 기획물이기 때문이다. 독자면을 잡지 앞쪽에 배치하고, 두 쪽을 온전히 독자에게 할애하는 것도 그렇다. 독자와 대화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기자 칼럼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만리재에서’와 ‘노 땡큐!’뿐이다. (그에게 ‘노 땡큐!’가 얼마나 극심한 정신적 산고 끝에 나오는지 설명해줘야겠다.) 현안에 대해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니라, 취재기자가 깊이 있게 분석한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는 대학병원의 청소노동자 건강권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2015년에는 ‘언젠가 기사로 쓰겠다’는 일념으로 한 달간 현장에서 일한 적도 있다. 지켜보고 있다. 대학병원들은 노동자 권리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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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제공
그래도 대학생 시절이 낫다. 졸업생은 이런 연수생 대상조차 못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졸업 학기를 마쳤지만 졸업용 토익 점수를 안 내고 수료생 신분으로 있는 게 그런 까닭이다. 학생도 아니고 졸업생도 아닌 애매한 존재다. ‘언론고시’는 어떤가. 지난해 초부터 본격 언론사 시험을 준비했다. 상반기 내내 결과는 ‘서류 탈탈’(서류만 탈탈 털린 채 불합격)이었다. 하반기에는 일부 서류가 합격됐지만, 이번에는 ‘필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언론사 스터디와 더불어 데이터저널리즘, 정보공개 청구처럼 필요한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공 쌓기다. <한겨레21> 내부자가 됐다. 속 시원히 장·단점을 말해달라. 체온 있는 기사들이어서 좋다. 특히 ‘바글시민 와글입법’이나 ‘기본소득’ 등의 연재기사에서 온기를 느낀다.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중요한 정책을 바꾸려는 기획물이기 때문이다. 독자면을 잡지 앞쪽에 배치하고, 두 쪽을 온전히 독자에게 할애하는 것도 그렇다. 독자와 대화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기자 칼럼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만리재에서’와 ‘노 땡큐!’뿐이다. (그에게 ‘노 땡큐!’가 얼마나 극심한 정신적 산고 끝에 나오는지 설명해줘야겠다.) 현안에 대해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니라, 취재기자가 깊이 있게 분석한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는 대학병원의 청소노동자 건강권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2015년에는 ‘언젠가 기사로 쓰겠다’는 일념으로 한 달간 현장에서 일한 적도 있다. 지켜보고 있다. 대학병원들은 노동자 권리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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