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리도 우유부단한가제1030호“네가 먹는 음식이 네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더니 저녁 메뉴를 정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다. 덩치가 큰 물건은 더욱 심각하다. “당신이 사는 집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데 결국 혼자서는 이사갈 곳을 정하지 못해 온갖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원래 이것은 병이 아니었다.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증…
넘쳐나는 지식, 우리를 멍청하게 만든다제1029호공교육 제도가 생겨나고 학생들의 지성을 측정하기 시작하면서 과학자들은 10년마다 사람들의 지능지수(IQ)가 꾸준히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플린 효과’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교육률이나 매체의 발전, 아니면 다른 사회 환경적 요소 덕분에 인류의 지성은 해가 다르게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근거처럼 인용돼왔…
동물에게 모든 인간은 나치다제1028호당신이 육식주의자라면 <동물 홀로코스트>(찰스 패터슨 지음, 정의길 옮김, 휴 펴냄)는 무척 불편한 책일 테다. 한장 한장 넘기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어제, 혹은 오늘 먹은 고기가 떠오를 수도 있다, 아주 불쾌하게. 평생 지켜온 식성까지 변할지도 모른다. 덧붙이자면, 우리말로 ...
강남 좌파는 왜 ‘왕싸가지’가 됐나제1027호진보의 ‘싸가지 결핍증’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우리가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회고록에서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 데 이어,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책 <싸가지 없는 진보>(인물과사상사 펴냄)에서 여태...
죽음이 알려주는, 살아가야 하는 이유제1026호‘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이 책은 이렇게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하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괴로워하는 대학생 니시야마 나오히로, 아들을 잃고 상실감에 젖은 강상중 교수, 그들이 사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사회를 보여주면서. 참혹한 현실 속에서 삶의 경구를 들려주는 이 책, 재일...
현대의학에 빼앗긴 ‘죽을 권리’를 찾아라 제1025호뇌졸중을 앓는 아버지는 병원 진료를 받다가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 진단을 받는다. 의사는 즉각 심박조율기 시술을 결정했고, 의학 지식이 전혀 없던 가족들은 의사의 결정을 그대로 따른다. 이후 가족들의 삶은 고통 속으로 떨어진다. 지적이고 활동적이었던 아버지는 치매까지 앓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인지할 수도 없…
땅의 예루살렘, 하늘의 예루살렘제1024호“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다. 무엇이든 가능해 보였지만, 실제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혼란과 무질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대였고….” 찰스 디킨스는 1859년 펴낸 <두 도시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의 무대는 혁명기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이다. 부와 빈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