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장의 가장 밑바닥에서제1045호배달 대행 일을 하는 16살 경수(가명)는 목숨을 걸고 달린다. 배달 건당 수수료로 보수가 책정되다보니 배달 건수를 늘리려면 과속 운행을 해야 한다. 도로에서 ‘위험한 곡예’를 하고 받은 돈 중에서 배달 수수료, 오토바이 대여료, 주유비 등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배달을 하다 사고가 나면...
미국의 자본주의가 일본을 폭격했다제1044호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돈을 낸다. 직원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대화랄 만한 것도 없다. 히라카와 가쓰미는 이것을 현대판 ‘침묵교역’이라고 말한다. 침묵교역이란 언어가 통하지 않는 부족 간 교역이었다. 편의점의 만남에서 유일한 언어는 돈이다. 침묵교역은 상품 교환의 첫 단계였다. 상품 교환의 최종 단계에서...
작가도 우리도 뚱이고 리우고 꾸미제1043호나는 뚱이고 꾸미고 리우다. 뚱이처럼 금주를 수시로 선언하고, 꾸미처럼 옷을 사지도 가방을 사지도 않는데 매달 적자고, 리우처럼 술버릇이 전혀 없다(^^). 술친구들과 함께 뚱이들, 꾸미들, 리우들이 된다. 이제 마지막이라며, 못 먹겠다며 500cc를 한 잔 시켜 나눠 먹다가 결국엔 또 시키고 ...
쇼하고 팔리고 병을 얻고제1042호루디: 공연에 동원되는 유인원들은 사육사를 부모 또는 동료로 여긴다. 나이를 먹어 사육사 통제가 어렵고 성격이 변하면 공연에서 제외되는데, 자신의 종을 보고 자라지 못한 유인원들은 무리 사이에 섞여들기가 어렵다. 침팬지 루디는 에버랜드 동물 공연의 스타였다. 조련사와 골프를 치고 사육사와 그림을 그렸다. 200...
동물원과 눈 맞은 인간 수컷제1042호충북 청주 세광고등학교 3학년 최혁준군의 집에는 인간 암컷과 수컷 외에 이구아나와 거북이, 앵무새가 산다. 녹색이구아나의 이름은 정치(암컷), 아프리카민며느리발톱거북의 이름은 사하라(수컷), 왕관앵무의 이름은 띵똥(수컷)이다. 이구아나는 1m를 넘고, 처음 데려올 때 책 크기만 하던 거북이는 2배로 ...
누가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나제1041호“‘디지털 시장’에서 기업은 개인정보를 상품으로 취급하고 이윤 축적을 위해 무단으로 유통시킨다. 대중들의 중요한 사생활이 이른바 ‘빅데이터’라는 이름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시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권력조차 사회적 통제와 정치적 검열을 위해 이런 데이터에 대한 은밀한 접속과 비밀스러운 독해를 게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