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보다 더 ‘객관성’을 고민하다제1077호2002년 소개된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은 아트 슈피겔만의 <쥐>만큼이나 많은 사람에게 내용과 기법적인 측면에서 큰 충격을 준 작품이다. 그는 총알과 화염병이 오가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그리기 위해 안락한 책상에 앉아 신문 기사를 검색하기보다는 주머니를 털어 지구 반대편 ...
<거룩한 코미디> 외 신간 안내제1076호거룩한 코미디 곽영신 지음, 오월의봄 펴냄, 1만6천원 한국 교회 최대의 연합기관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다. 길자연·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은 뒤 한기총은 대형교회 중심의 정치집단이 되었다. 2009년 사랑의교회는 3천억원을 들여 초대형 예배당을 신축했다. 대표적인 대기업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빵과 벽돌> 외 신간 안내제1075호빵과 벽돌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김희상 옮김, 알마 펴냄, 1만6천원 식량난에 시달리는 지구를 위해 저자는 상상력 넘치는 제안을 한다. 매년 베이징 규모의 도시가 5개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하자, 도시에서 경작하자, 고층빌딩에서 쌀을 재배하고 현관에서 시금치를 기르자. 현실과 ...
‘인간’을 잃지 않고 전쟁에서 살아온 남자제1075호 양심에도 국적이 있을까. <일본 양심의 탄생>(오구마 에이지 지음, 김범수 옮김, 동아시아 펴냄)이라고? ‘일본 양심’ ‘한국 양심’이 어찌 따로 있나 사람 하기 나름이지, 라고 구시렁대며 주인공 프로필을 훑었다. 저자의 아버지인 오구마 겐지는 1925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
<조국이 버린 사람들>외 신간 안내제1074호 조국이 버린 사람들 김효순 지음, 서해문집 펴냄, 1만7천원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된 1975년 11월22일 중앙정보부는 국내 대학에 침투한 재일동포 간첩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한다. 간첩은 20대 중·후반의 젊은이였고 5명이 여성이었다. 일부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10여 년간...
‘경제학자’의 제대로 된 파격제1074호경제학자들은 대부분 글쓰기에 서툴다. 밋밋하고 건조하다. 글이란 게, 더러 맺혔던 감정이 만두소 터지듯 삐죽 비집고 나오기도 하고 모난 구석을 좀 드러내곤 해야 맛깔스런 법이거늘. 균형을 강조하는 경제학적 사고 훈련을 지독히도 받아서였는지는 몰라도, 경제학자들은 무리수나 파격을 좀체 용납하지 않는 유전자(D...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외 신간 안내제1073호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모타니 고스케·NHK 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펴냄, 1만5천원 ‘산촌자본주의’는 인간이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휴면자산을 재이용해 재생과 공동체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일본의 신조어다. 돈이 순환하는 자본주의 밑에 서브 시스템으로 구축해놓자는 ...
책 뒤에 노동이 있다제1073호 “회사에서는 출퇴근기록기를 설치하고는 지각을 할 경우에는 분당 임금 삭감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노동조합을 만든 뒤) ‘노동자 의식도 없는 애들이 노동조합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어야 했다.” “하루에 3시간씩 사장에게 불려가 ‘넌 바보다’ 따위의 세뇌를 당했다.” “대표는 폼이 났지만,...
<유월의 아버지>외 신간 안내제1072호 유월의 아버지 송기역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5천원 부산시 수도국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을 한 해 앞두고 있던 박정기씨에게 아들의 부고가 전해진다. 1987년 1월14일이었다. 아들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임진강 샛강가에 유해를 뿌렸다. 그 뒤 1년, 아버지는 아들에 관한 기사를 모았다....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제1072호 <사는 게 뭐라고>(마음산책 펴냄)의 사노 요코는 리버 페이스트(리버는 간이고 리버 페이스트는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먹는 건데, 여기서 그건 중요하지 않다)를 잘 만든다고 한다. 그녀는 그것을 남자친구(요즘 말로는 ‘남자사람친구’)의 애인에게서 배웠다. 셋은 잘 어울려 다녔는데 남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