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숲을 걷는다제885호 걷고 싶은 계절이다. 우리가 삭막한 도심의 회색 콘크리트 공간 속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지구는 돌고, 계절은 그렇게 바뀌고 있었나 보다. 겨울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나날이 얼마 남지 않은 휴가 날짜처럼 아쉽기만 한 이때, 부러운 마음이 드는 편지 하나가 날아들었다.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씨...
새책 ‘인공낙원’ 등제885호인공낙원정윤수 지음, 궁리(02-734-6591) 펴냄, 1만8천원 도시인들은 도시를 채운 거대한 인공적 공간 속에 일상의 흔적을 차곡차곡 퇴적한다. 이 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며 그 모습을 달리하는 인공 공간에 대한 기록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 단성사와 멀티플렉스 영화관, 과거 ...
새 책 ‘나의 이스마엘’ 등제884호 나의 이스마엘 다니엘 퀸 지음, 박희원 옮김, 평사리(02-706-1970) 펴냄, 1만2천원 승자독식의 폭력은 어디서 비롯했을까. 12살 소녀 줄리와 성자 같은 풍모의 고릴라 이스마엘이 그 비밀의 열쇠를 찾아나선다. 이들에 따르면, 현대사회와 지구 생명체의 비극은 약 1만 년 전 비옥...
새책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등제883호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틸 뢰네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추수밭(02-546-4341) 펴냄, 1만5천원 게으름과 졸음증에 시달렸던 이들에게 과학적으로 위로를 전하는 책이 나왔다. 독일의 시간생물학자 탈 뢰네베르크는 모든 생명체의 몸속에 ‘생체시계’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
그를 향한 연서제883호 미리 밝히건대, 이 기사는 도저히 객관적으로 쓸 수가 없다. 지난봄부터 올해 봄까지, 사무실에서 거의 마주 보고 앉는 바람에 생기지 않아도 될 애증의 감정이 싹튼 사람이 책을 냈는데, 이 지면에 그 책의 리뷰를 써야 한다. 제목은 <정당한 위반>(철수와영희 펴냄). 2008년 봄부...
월가를 성난 얼굴로 돌아보다제882호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넘어 세계의 거리 곳곳을 메우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에서 시작된 월가 시위는 이제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어 확산될 조짐이다. 1%의 부자가 아니라면 99%의 우리 모두 그들의 구호에 공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미국...
새책 ‘역사가에게 묻다’ 외제882호역사가에게 묻다김효순 지음, 서해문집(031-955-7470) 펴냄, 1만7천원 “‘한-일 신시대의 도래’ 등 그럴듯한 선언은 수없이 나오는데, 망언은 왜 계속될까?” 오랫동안 한-일 관계에 관심을 기울여온 <한겨레> 김효순 대기자는 그 대답을 굴절된 한-일 근현대사를 연구하고...
“증거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니까”제881호 #1. 신혼부부가 약국을 열었다. 친절하고 약값도 싸 금세 입소문이 났다. 약국은 병원에서도 고치기 힘든 병을 가진 환자들까지 모여들 정도로 손님으로 붐볐다. 하루는 간경변증으로 오래 고생하던 45살 된 남자가 약국을 찾아와 자기 목숨은 이제 이 약국에 달렸으니 제발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했다. 젊은 약사...
새책 ‘배운 녀자’ 외제881호 배운 녀자 고미숙 외 지음, 씨네21북스(02-6373-6753) 펴냄, 1만3천원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제 맡은 구실을 해내며 고군분투하는 여성 17인의 인생 이야기를 모았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 편을 만든 문화방송 김보슬 PD, 불의...
예견된 위기, 오래된 대안제881호 지난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거리시위가 미국 내 20여 개 도시로 번지고 있다. ‘1 대 99’가 상징하는 극심한 빈부 격차와 만연한 실업에 항의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오바마 대통령도 입을 열었다. 10월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가 시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