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낮은 산티아고의 밤보다 어둡다제832호1. 밤늦게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가 TV를 켠다. 생중계가 진행 중이다. 몇 번째 광부가 구출되고 가족이 환호하고 대통령이 자축 연설을 한다. 흥분한 스페인어로 흘러나오는 말이 그보다 약간 차분한 영어로 동시통역된다. 두 언어 사용권을 합치면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서 그 감동의 순간을 실시간으로 듣고 ...
타밀호랑이, 살아서 돌아오라제832호글 싣는 순서 ① ‘접근 금지’ 비밀 수용소의 참상② 피난민 재정착 지역 잠입 취재③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난 보트피플 불교도가 대부분인 싱할라족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힌두교도가 대부분인 소수민족 타밀족은 오랜 무력 저항을 해왔다. 긴 내전의 끝, ‘타밀호랑이’ 반군이 진압된 뒤 스리랑카에는 평화가 왔을...
홍콩에 그들이 몸 누일 땅은 없다제832호 “난 인도네시아 사람이야. 제발 그만 괴롭혀!” 필리핀 여성 쉴라(28)는 거짓말을 했다. 무서워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캄캄한 밤, 홍콩의 거리를 홀로 걷는 그에게 한 남성이 필리핀 여자라고 욕하며 다가왔기 때문이다. 모국을 부정해야만 했던 기억을 들려주는 그녀 곁에는 수많은 필리핀 여성이 ...
피노체트 악몽을 증언하는 현장에 가다제832호 분수가 졸졸졸 물을 뿜어댔다. 따스한 햇살 아래 시민들은 웃고 장난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건물을 지키던 경찰관이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을 위해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한 경찰관은 북한에 대해 묻더니 얼굴을 확 찡그렸다. “독재구먼. 민주주의가 없고….” 지난 8월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 ‘라모네...
18번째 여성 대통령은 고현정?제831호 “대통령? 대~통~령? 건방지게 어데 여자가 대통령을 해? 빨래나 하고 밥이나 하는 거지…. 그러면 소는 누가 키워?”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두분토론’에서 ‘남하당’ 박영진 대표가 여성 대통령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면, 이렇게 케케묵은 소리를 질러대지 않을까? ...
볼리바르 혁명의 나라를 가다제831호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의 독립 200주년을 맞아, 김순배 기자가 지난 8월13~26일 베네수엘라와 칠레를 현지 취재했다. 좌파 지도자들이 이끄는 남미의 변화와 도전에 관한 기사를 <한겨레> 9월20일·9월24일·10월4일치에 실었다. <한겨레21>에는...
장밋빛 가면 쓴 선진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제829호 “오지 않으려던 의사는 말을 보내고서야 왔지만, 아내에게 약 한 모금을 먹이는 게 전부였다. 차가 없어 산모를 어깨에 메고 병원으로 가는데 피가 철철 흘렀다. 결국 (길거리에 세워진) 차 뒤쪽에서 아기를 낳았는데 이미 숨져 있었다. 그러고도 1시간 동안 아기와 산모가 연결된 채 고통을 참아야 했다....
ETA, 비폭력 독립의 오래된 미래를 택하다제828호 축구광이라면 알 듯하다. 아틀레틱 빌바오. 1898년 창단된 축구클럽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회, 국왕컵 24회를 우승한 명문구단이다. 이천수가 잠시 뛰었던 레알 소시에다드와 함께 이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20세기 인류가 만든 최고 건축물”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
수탈당한 대지에 갇힌 칠레 광부들제827호 지하 700m. 그 습한 어둠 속에 칠레 광부 33명이 8월5일부터 지금껏 갇혀 있다. 지난 8월30일(현지시각) 구조 통로를 뚫는 구출작업이 시작됐지만 구조 때까지 3~4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매몰사고, 가족의 눈물, 생존 확인, 구조작업…. 한국에서는 이제 낯선 모습...
히잡 논란 뒤에 감춰진 진실제826호 지난 8월7일, 해가 뉘엿뉘엿 저물던 밤 9시께. 스위스 제네바의 레만 호수 근처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년 여름 제네바 축제(F&ecirc;tes de Gen&egrave;ve) 때마다 열리는 불꽃놀이를 구경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