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보낸 한 철제852호 8월 텅 빈 마드리드 시내에는 외국인 관광객만 들끓었다. 스페인 친구들은 시내가 일본인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고 말했지만 정작 내가 가보니 거의 한국인들이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동양인 중에 일하는 사람은 중국인이요, 관광하는 사람은 일본인이라고 나름대로 정의 내린 듯했다. 스페인에서 나는 언제나 ‘차이니스’…
머나먼 중동 공화국?제852호장기 내전으로 빠져든 리비아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반격이 놀랍다. 그 못잖게, 중동의 왕정국가들이 버티는 ‘저력’도 대단해 보인다. 아랍권 전체를 집어삼킬 듯한 거센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도 정권 붕괴의 위기까지 내몰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 헌법·정당·의회가 ...
유연한 손으로 모리화를 꺾다제852호중국판 ‘재스민 혁명’은 무산되었다. 외부의 큰 기대와 달리 중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1989년 이후 중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재현되지 않은 이유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언론통제와 공안의 원천봉쇄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상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최근 20여 년간 중국 사회 변화의 ...
베이징의 일상에 번지는 혁명의 잔물결제852호베이징에서 자영업을 하는 메이쥔이(41)는 지난 2월18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아내와 함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집트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 관련 동영상을 봤다. 무바라크 퇴진을 외치며 거리에서 혈투를 벌이는 이집트인들을 보면서 메이는 아내에게 1989년 톈안먼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입으로는 밥과 반찬...
출렁이며 마비된 혼란의 도시제852호 “땅이 눈앞에서 갈라지는 줄 알았다.” 이혁근(46) LG히다찌 일본 지사장은 3월11일 오후 일본 가와사키시에서 겪은 지진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와사키시는 도쿄역에서 남쪽으로 18분 동안 지하철을 타면 이르는 도시다. 이 지사장은 이날 한 철로 건널목 앞에 서 있었다. 오후 3시에 고객...
대지진 시대 오나제852호 지난해 3월 짐 모리 일본 교토대학 교수는 “10년 안에 인도네시아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며 일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예언했다. 대지진(메가스러스트·Megathrust)은 진도 9 내외의 규모로, 하나의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밑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오랫동안 응축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
“이슬람 방식으로 민주주의 이룬다”제851호 지난해 12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권의 민주화 시위로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자가 물러난 데 이어 아랍권의 왕정국가까지 흔들리고 있다. 주한 리비아인·이집트인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민주화 제4의 물결’로도 불리는 이번 사태의 원인과 의미 등을 직접 들어봤다._편집자 ...
리비아, 피의 디스토피아 되나제851호 리비아 사태가 장기전으로 들어서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에 곧 쫓겨날 듯하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 지도자는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는 모양새다. 1월14일 튀니지에서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로 달아난 지 두 달, 2월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전격 사퇴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카다피는 버티고 있다...
댐이 지진 부르고 물고기 죽인다제851호 “중국 정부는 아직도 대형 댐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지난 1월30일 중국 정부는 윈난 서북부 누강에 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 신재생에너지사의 스리산 부사장은 뉴스 브리핑에서 “오랜 기간 누강의 수자원 개발을 위해 연구해왔다”며 “제12차 5개년 개발계획 기간(...
스페인, 너는 벗는 자유다제851호처음 스페인에 왔을 때는 여름이었다.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에 도착해 우리는 가까운 공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리오는 그 늦은 밤에 나를 공원 벤치에 혼자 남겨두고 동네를 한 바퀴 돌더니 어디서 신발 한 켤레를 주워왔다. 호피 무늬의 예쁜 새 신발인데, 누군가 버린 것을 내 발에 맞겠다 싶어 주워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