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한명 한명의 머리에 총을…제914호 “포격으로 숨진 게 아니다. 한 명씩, 한 명씩, 무참히 살해됐다. …해 질 녘 들이닥친 무장괴한들은 아이들의 머리에 총알을 박았다. 목에는 칼질을 했다. 한 명씩, 한 명씩, 차례로 처형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5월30일치 1면에 올린 기사의 일부다. 포대기에 싸인...
영양실조 시달리는 예멘 민주주의제914호중동 최빈국, 아라비아반도 최남단 예멘에서도 ‘아랍의 봄’은 꽃을 피웠다. 1년 가까이 끈질기게 이어진 민주화 시위로 알리 압둘라 살레의 34년 독재가 지난 2월 마침내 막을 내렸다.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법도 할 텐데,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참담하기만 하다. 예멘은 아라비아반도의 ...
조선인은 수급자도 못 되는 더러운 세상제914호 2011년 7월, 일본 도쿄의 번화가에서 기묘한 집회가 열렸다. ‘7·9 외국인에 대한 공금 지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집회’라는 이름이었다.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히노마루와 욱일승천기를 내걸고 군복 차림에 일장기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검은 군복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시커멓게 덧칠한 개조차량에 올라타 귀가 ...
시리아 분쟁의 불길, 레바논으로 퍼지다제913호 ‘시리아의 봄’은 지난해 1월26일 시작됐다. 한 달여 전인 2010년 12월17일 튀니지에서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날 하산 알리 아클레는 독재에 항거해 제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였다. 이어 2월에 ‘분노의 날’이 선포되더니, 3월 들어 시위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침묵의 ...
압제자의 손에 무기 쥐어주는 미국제913호 ‘시리아 1점, 리비아 5점, 바레인 4점, 예멘 2점, 튀니지 7점, 요르단 5점.’ 30년 독재를 무너뜨린 이집트 시민들이 사상 처음으로 민주적인 대통령 선거를 하던 5월2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내놓은 ‘아랍의 봄’ 성적표(10점 만점)다. 14개월여 ...
유기농 워터게이트 파헤치다제913호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과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FiBL)가 지난해 2월 공동으로 펴낸 ‘세계 유기농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09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유기농산물 시장은 약 550억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267억달러를 미국이 떠맡고 있다. 미국은 지구촌 유기농 시장의 선두주자...
부자증세, 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이 아니다?제913호 ‘퍼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 ‘글로벌 특강’으로 불리는 ‘테드’(ted.com)가 지향하는 목표다. 1984년 비영리 민간단체 ‘새플링재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첨단기술(T)·오락(E)·디자인(D)’을 주제로 마련한 회의에서 출발한 ‘테드 특강’은, 점차 주제와 강사...
토끼를 쫓아낸 인간의 이름제913호원래 달에는 동물이 서식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토끼다. 토끼는 떡방아를 찧으며 달에 서식하던 중 인간의 무분별한 진출로 서식지를 잃고 다른 별로 쫓겨났다(고 여전히 믿고 싶다). 닐 암스트롱. 토끼를 쫓아낸 인간의 이름이다. 그가 몇십 년 만에 언론에 입을 열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거절해왔다. ...
그리스의 허리띠 풀어줘야 유럽이 산다 제912호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5월16일 노르베르트 뢰트겐 환경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집권 7년여, 정례적인 개각 때를 제외하고 메르켈 총리가 현직 장관을 용퇴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뢰트겐 장관은 집권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의 차세대 주자 가운데서도 ‘선두권’으로 꼽혀왔다. 29살이던 1994년 ...
그리스 나치당의 새벽이 밝았나제912호 “모두 일어서. 일어나서, 예의를 갖추라고.” 연방 고함이 터져나온다. 머리칼을 밀어버린 육중한 체구의 사내들 모습이 위압적이다. 의자에 앉아 있던 이들이 하나둘 마지못해 일어선다. 굼뜬 이들에겐 득달같이 달려가 직접 닦달을 한다. 항의를 해봐도 소용없다. “예의를 갖추기 싫으면 당장 꺼져버려.” 퉁명스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