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가 지는 거 아니었어?제932호 ‘미운털’이란 명사가 있다. 흔히 ‘박히다’란 동사를 가져다, ‘미운털이 박히다’로 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안 좋은 선입관 때문에 어떤 짓을 하여도 밉게 보이는 것’이라고 풀어놨다. 사담 후세인, 오사마 빈라덴, 무아마르 카다피 등이 사라진 지구촌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함께 …
무르시의 이집트, 100일의 명암제932호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독재를 무너뜨린 ‘카이로의 봄’이 탄생시킨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10월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날을 기리기 위해 이집트 대통령실은 9월 한 달 동안 무르시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수행한 업무 내용과 함께 취임 100일 동안 이뤄낸 각종 성과를 상세히 정리한 ...
비극의 제2막, ‘드론 전쟁’제931호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되풀이돼선 안 되는 일은 더욱 그렇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을 자꾸만 더듬어 오늘에 새기는 이유다. 비극의 제2막은, 1막의 비극조차 희극으로 보이게 한다지 않던가. 2001년 9·11 동시테러가 벌어지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아프가니...
살인은 안돼, 나이지리아에서도제931호 미 합중국이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한 것은 1776년 7월4일이다. 젊은 공화국은 진취적이었다. 이를테면, 1789년 합중국 의회가 통과시킨 ‘해외 불법행위 피해자 구제법’(ATS)이 그렇다. “연합 하급법원(1심)은 합중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을 포함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외국인이 제기한 손해...
퀘벡은 어떻게 대학등록금 인상을 저지했나제931호 지난 9월20일 캐나다 퀘벡주의 신임 주정부는 대학 지원금 삭감과 등록금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대학가의 시위와 집회를 규제하는 주법률 제12호도 폐지하겠다고 공표했다. 이것은 모두 전임 자유당(PL)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던 정책들이다. 하지만 9월4일 퀘벡 총선으로 권력이 퀘벡...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제931호 “과거를 파괴하는 것, 현재의 경험을 과거 세대의 경험과 연계시키는 사회적 기제가 파괴돼버린 것이 20세기 말 가장 도드라지면서도 암울한 특징이다. 남들이 잊어버린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역사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긴요한 이유다.”(<극단의 시대> 중에서) 정작 소련에선...
바보야, 문제는 불평등이야!제930호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는 이제 불과 40여 일이 남았다. 10월에 세 차례 예정돼 있는 텔레비전 토론이 분수령이 될 터다. 쟁점은 숱하다. 낙태·사형제·동성결혼·총기규제 등 전통적인 논쟁거리에서, 건강보험 개혁과 사회보장제도 확대(또는 축소) 등 복지정책과 일자...
선거는 이대로 끝나는가제930호휴양지로 이름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팜비치 카운티의 해안가에 보카러턴이란 곳이 있다. 미 통계청의 2010년 자료를 기준으로 인구는 약 8만4천 명, 서부 팜비치 일대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꼽힌단다. 지난 5월17일 오후 그곳의 한 저택에서 제법 비밀스런 모임이 열렸다. 넉 ...
댜오위다오는 제2의 만주가 되나?제930호9월18일,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킨 지 81주년 되던 날. 중국인 후아무개씨는 이날 하루 집안 ‘칩거’를 결정했다. 괜히 나갔다가 큰 봉변을 당할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며칠 전 주말, 베이징 칭화대학 근처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2명이 자신의 ‘일제 차’ 앞에...
섬이냐 암초냐 그것이 문제로다제929호 영토·인민·권력. 이 세 가지가 근대국가의 요소라는 것은 19세기 독일의 법학자 옐리네크를 들먹이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전근대 시대의 자연공동체가 그대로 근대국가 형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19세기 이래의 ‘인공적’인 폭력이 자연공동체를 파괴하거나 이를 재편하는 과정을 반드시 동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