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돌 기획 ②] 봄은 아직 먼발치에서 아른거린다제753호 <한겨레21>은 1994년 3월24일 세상에 나왔다(창간일은 3월16일). 창간호 표지이야기의 주인공은 ‘21세기에 스무 살을 맞는 1981년생들’이었다. ‘꿈의 21세기’에 성년이 될 아이들의 입으로 희망을 말하고 싶었을 터다. 올해 28살이 됐을 그들은 ‘이태백’의...
[창간 15돌 기획 ②] “2024년, 초록 꿈 이뤄주세요”제753호 “아픈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병원이 폐쇄됐으면 좋겠어요.” “태양열로만 가는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요.” “마당에는 바로 떠먹을 수 있는 샘물이 있고 그 옆엔 동물들이 뛰어다녀요!” 초등 대안학교인 수원칠보산자유학교 3학년 13명의 아이들이 작은 교실에서 둘러앉아 쉴 새 없이 조잘댔다. 3월11일 수요일 ...
신발끈을 다시 맵니다제753호 15년 전, 신참 기자는 <한겨레21>의 창간을 지켜봤습니다. 날카로운 비판 정신에 풍부한 지성의 스펙트럼까지 뽐내는 이 놀라운 잡지를 접하며 기자 초년병은 <한겨레21>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더랬습니다. 몇 년 뒤 그 꿈은 실현됐지요. 그때 함께 일했...
숲 밖으로제753호 신학자들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고고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인류의 탄생은 몇몇 유인원들이 숲 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수백만 년 동안 벌어진 까마득하고 지루한 과정이라고는 해도, 다른 한편으로 지구의 지질학적 시간대에서 본다면, 숲 밖에 나온 유인원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념촬영해도 좋았을…
[창간 15돌 알림] 성역 없앤 15년, 이제는 ‘연대’입니다제753호 공자는 열다섯 살 되던 해부터 학문에 뜻을 두고(吾 十有五而 志于學) 배움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정조가 죽은 뒤 반동의 시대를 주도했던 정순왕후가 할아버지뻘이었던 영조에게 시집간 것도 열다섯 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동양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열다섯 살이면 성년으로 인정받았고, 열다섯 살을 기점으…
한국 교육처럼 하자구요?제752호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께. 얼마 전, 워싱턴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 한국을 언급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미국 학생은 한국 학생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 달가량 적다. 미국 학사 일정은 방과 후 아이들이 농사일을 도울 필요가 있던 시기에 설계된 것이다. 새로...
“용산 커넥션 밝힐 특검을 하라”제752호 용산 4구역, 바뀐 것은 계절뿐 참사 50일이 지나고 철거작업이 재개된 남루한 거리, 그리고 두 사람 참사가 빚어진 지 50여 일이 지났다. 지난 3월11일, 서울 용산 4구역 재개발 지역에서는 검은색 추모 리본을 단 사람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살인진압 후 50일, 연대가 아쉽다”제752호 ‘별’을 9개나 달고 나온 그의 눈빛은 선량하기 그지없었다. “주변에서 농담으로 ‘대통령도 전과 14범인데 당신도 별 5개 더 달고 대통령 하라’더군요.” 그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집에 들어가지 못한 지도 벌써 3주째. 그는 “2월26일이 큰딸 생일이었고 아이가 생일 선물 대신 아빠와 삼겹...
판사님, 행정공무원 하실래요?제752호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개입 논란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법부가 군사독재 시절 ‘권력의 시녀’라고 불릴 정도로 굴종의 세월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이뤄진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당한 개입의 주체가 법…
‘코드 법관’의 법복을 벗겨라제752호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대담한 뉴딜 정책 덕분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의 하나로 칭송받는다. 물론 루스벨트의 정치 이력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오욕의 순간이 없는 건 아니다. 연방대법원의 독립성을 침해하려 시도한, 미 역사상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와 오명이 그중 하나다. 루스벨트의 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