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합법 민란’제776호 제주의 ‘합법적 민란’(<한겨레21> 773호 표지이야기 참조)은 반쪽의 성공으로 끝났다. 지난 8월26일 치러진 ‘제주도지사 주민소환투표’는 11%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채 막을 내렸다. 제주도 유권자 41만9504명 중 4만6075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광역자치단체...
[블로거 21] YS의 또다른 ‘야합’을 기대하며제776호 YS가 단식투쟁을 벌일 때 신문은 그의 이름 석 자 대신 ‘한 재야 인사’라고 썼다. DJ가 망명에서 귀국할 때 방송은 그의 얼굴 대신 뒤통수만 내보냈다. ‘1노 3김’이 할거하며 대선을 향해 치닫던 1987년 가을 무렵으로 기억한다. 양김 초청 시국토론회가 고려대에서 열렸다. 먼저...
‘효율성’이라는 이름의 폭력제776호 저녁 9시 정도 된 것 같다. 진찰이 모두 끝나고 소파에 앉아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피로를 풀기 위해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에 대한 책을 읽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내 방이 사라지더니, 곧 아파트가 사라져버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두렵게도 내 시야가 미치는 곳 어디에도 아파트 벽들이 남아 있지 않았다. ...
이제 보니 그를 많이 좋아했구나제775호대통령의 죽음은 내 어린 날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대통령이 죽었으니 이제 우리나라는 어찌 될까 하는 우국충정으로 눈물바다가 되었다. 선생님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니 그날은 오전 내내 자습이었고, 그 다음날인가는 전교생이 줄지어 구청까지 걸어가서 분향을 하고 오기도 했다. 태어날…
[낭중지수] 8 ·18제775호2009년 ‘8·18’,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남북관계, 분단체제, 3김 시대와 관련해 ‘역사 속의 오늘’ 사건이 많았다. 위키백과 등에 따르면, 1950년 이날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임시 수도가 대구에서 부산으로 옮겨졌다. 1972년 남북 적십자사의 남북회담 직통 ...
평민으로 ‘왕’이 된 최초의 사람제775호 그는 아버지였고, 스승이었고, 민주사회에서는 드물게 ‘군주’였다. 민주화 역정을 거치면서 ‘군사부’ 일가를 이룬 유일한 사람. 시련을 뚫고 살아오는 의로운 생불, 활불이었다. 평화와 통일의 수도사이자 전도사였다. 한국 사회에서 ‘천형’인 호남 출신에, 학력 별무로, 다섯 번 죽을 고비를 넘긴, 무엇보다 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제775호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리워할 이름들을 꼽아봅니다.이희호,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그리고 친지들.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전국의 분향소를 찾아 눈물 흘린 시민들, 고인이 늘 “존경하고 사랑하는”이라고 부르던 그 국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진들. 지난 3년간 고인의 머리를 손질해온 동교동 우남이용원의 주영길…
빼앗긴 24년, 국가 보상은 ‘간첩 침투 표지판’?제774호 이준호(60)씨는 두 가지를 혐오한다. 나이키와 빨간색.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딸이 사입고 들어온 빨간색 티셔츠를 내버렸다. 몇 년 전 딸이 첫 월급 선물로 사온 나이키 운동화도 한 번 신어본 뒤 버렸다. 딸에게는 빨간색과 나이키가 싫다고만 해뒀다. 하지만 실은 혐오가 아니다. 이씨는 이 ...
발리, 고원, 쾌활함 2제774호 지난호에 언급한 발리의 일화는 스피노자의 <윤리학>의 한 대목과 겹쳐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비슷하게 쓰이는 두 단어, ‘도덕’과 ‘윤리학’을 구분해야 한다. 들뢰즈의 간단명료한 정식을 빌리자면, “도덕은 우리가 해야 할 것과 관련되고, 윤리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관련된다”....
[블로거21] 아, 화엄제774호 일주일의 묵언수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3천 배가 남았다. 1989년 1월 화엄사 대웅전 계단을 오르다 말고 지리산에 지는 석양을 봤다. 하늘이 푸르면 석양이 붉다. 시린 겨울 바람이 푸르게, 그러다 붉게 대웅전 앞마당을 쓸었다. 나는 재가불자수행단체의 고등부 회원이었다. 소속 사찰은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