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나이테 측정법제797호 타티아나는, 나와 또래니까, 옛 소련 체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소련이 해체된 뒤 고향인 카자흐스탄에서 변호사로 일한다. 2000년대 중반 미국의 한 로스쿨에서 연수할 때 그를 만났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10여 명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공부했는데, 타티아나는 유독 내게 친절했다. 그는 카자...
달빛에 바랜 신화의 기록제797호지난 1월27일 아침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 보좌관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과 관련한 책을 내는 걸 아는가? 혹시, 원고를 갖고 있으면 원고를 보내줄 수 있나? 이미 삼성 쪽에서 원고를 확보해 명예훼손이 되는 게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던데….” 기자에겐 원고가 없었다. 단지 이날 ...
통장의 돈은 정말 있는 걸까제796호 지난 1월11일 부산의 어느 종합병원 수납창구에서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5만원권 위조지폐를 받고 3만원가량을 거슬러줬다. 너무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다 보니 생긴 실수였다. 그런데 나름의 첨단 기술로 감쪽같이 만든 ‘보통 위폐’와 달리, 이건 한눈에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황당한 위폐였다. 전체적인 ...
검사와 판사, ‘동창생’들제796호 2006년 11월10일 저녁 서울 역삼동의 한 음식점에 중년 남성 넷이 모였다. 서울중앙지법 이상훈 형사수석 부장판사가 박영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동석한 자리였다. 외환은행 매각 의혹을 수사하던 ...
반대하던 이들은 어디로 갔나제796호 지난 1월19일 오후 2시, 경기도교육청 제1회의실에서 학생인권조례 종합공청회가 열렸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가 조례 초안을 내놓은 뒤(<한겨레21> 794호 표지이야기 참조) 찬반 의견의 수렴에 나선 것이다. 이번 공청회는 자문위가 준비한 세 차례의 공청...
기도하자시네요제796호 왕년의 난지도를 능가하는 집안에서 정신질환으로 의심되는 가족이 고립돼 살아간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에 가보았다. 문은 백날 두드려봐야 열리지 않았다. 막다른 골목의 빌라 3층은 관찰조차 어려운 요새와 같았다. 딱 하나 희망이 있었다. 그것은 동네 교회였다. 갑자기 돌변한 목사님 사모님 ...
[블로거21] 춥다제796호 어느 겨울보다 춥다는 느낌이다. 얼마 전 영하 20도의 체감온도에서 벼려져 거칠게 세상을 덮는 눈은 새하얀 관처럼 보였다. 나를 태운 ‘로시난테’ 레조는 비틀거렸고, 모든 지상은 업업했다. 추울 때마다 복무 시절의 겨울을 생각한다. 11월에 입대한 덕에 군대에서 세 차례 겨울을 났다. 난 ...
아이티를 슬프게 바라보며제796호 1. 솔직히 미안하다. 아이티를 잘 몰랐다. 카리브해 어느메쯤 자리한 나라라는 건 알았는데, 쿠바와 얼굴을 마주하고 도미니카공화국과 한 섬을 나눠 살고 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제외하곤 지구촌 최대 빈국이란 걸 잘 몰랐다. 억장 무너지는 그 역사도 잘 몰랐다. 섬. 대륙의 관심을 ...
[부글부글] 세계개사랑협회, ‘후즈독’ 선정제796호 세계개사랑협회의 ‘마르퀴스 후즈독(Who’s Dog)’에 한국 검찰이 새로 오른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 3대 인명사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후즈독’(누가 개니)은 개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인물·조직 등을 해마다 새로 싣는다. 개와 하나되는 경지에 이른 인물 등은 ‘유독’(You Do...
“조선적 재일동포 입국 거부는 부당”제795호 남한 국적도 북한 국적도 선택하지 않은 ‘조선적’ 재일동포에게 주일 한국 영사관이 여행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한국 방문을 막는 조처(764호 줌인 ‘왜 이제 와서 남북 사이 선택을 강요하나’ 참조)는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남북 어디로도 국적 변경 안 한 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