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2] ⑬ 낙서제877호 이것은 의미없는 아우성 길바닥에 새겨넣은 고대 그리스의 낙서부터 ‘의미의 해체’란 포스트모던의 전형적 주제 담고 있는 그래피티까지 진중권 문화평론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홍익대 인근 사거리에는 지하도가 있었다. 지하도 벽은 스프레이로 그린 다양한 낙서들로 장식돼 있었다. 요란...
“전 서방 오늘 등목하고 자게”제877호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난 여름이 되면 샤워로 더위를 식히는 것도 모자라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결혼 초, 시골 처가에 내려가면 장모님은 땀을 많이 흘리는 날 위해 씨암탉을 잡아 뜨끈뜨끈한 한 상을 차려주시는 것도 모자라 우물의 시원한 물로 등목을 해주시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장모님 좋아요”를 ...
마당을 나온 이들의 길고 긴 여름제877호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던 올여름, 우리 9명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여행을 했습니다. 고참 선배는 18년 만의 휴가였고 제일 어린 친구에겐 1년 만의 휴가였습니다. 휴가 장소? 마당을 벗어난 넓은 세상입니다. 휴가 기간? 무기한입니다. 아직 휴가가 끝나지 않았거든요. ...
절망은 휴가가고 희망은 머무르길제877호 가족. 가족이라고 해봤자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달랑 셋이 전부인지라 단란하다 못해 단출하기 그지없지만, 내 나이 서른하고도 두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세 식구가 떠난 여행이 한 번도 없었다. 평생을 건설노동자로 현장에서 ‘먼지밥’을 먹어가며 일한 아버지, 또 당신의 평생을 가사도우미로 내 집이 아닌...
평범해서 특별했던 당신의 여름제877호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운, 그리고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전국노래자랑> 같았다고 할까. <한겨레21>의 ‘특별한 여름휴가’ 공모전에 보내온 67명 독자들의 여름휴가 모습은 평범한 우리의 살아가는 자화상이었다. 벼르고 벼르던 제주도 여행, 친구 가족과 마음먹고...
인문학으로 가는 길-⑨ 정약용 유배길(전남 강진·영암)제877호 길은 산을 가로지른 뒤 마을을 만난다. 소담스러운 돌담을 지나면 다시 산이 나오고 다른 마을과 풍경을 이어준다. 그 안에는 역사의 숨결과 한이 서려 있다. 전남 강진과 영암을 잇는 ‘다산유배길’은 가는 곳곳에 이야기를 한 보따리씩 품고 있다. 이야기에는 유배에서 알 수 있듯, 강진의 자랑거리인 고려청자...
자녀명의로 수천억대 재산 관리한 피죤 회장제877호 “주식회사 피죤은 이정준에게 2009년 사업연도 배당금 중 5억원을 지급하라.”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5월 초 피죤의 주주인 이정준(44)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배당금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다름 아닌 피죤의 창업자 이윤재 회장의 외아들로, 피죤의 제1대 주주다. 이씨의 ...
죽임의 윤리제876호 ‘오징어 맨손잡이 축제’라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설악산 대명리조트(8월19일), 속초 장사항(7월30일~8월7일), 울릉도(8월 초순), 구룡포(8월6~7일) 등지에서 마치 짝패들이 상호 모방이라도 하듯 ‘레저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쫙 퍼진 모양이다. 수영장에, 혹은 펜스를 쳐서 차폐한 ...
“어머, 너 중2병이니?”제876호 중2병. 일본의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시작한 유행어라고 하는데, 어쨌든 이 말은 13~15살 정도에 겪어봄직한 정서 구조를 의미하며, 나아가 그러한 정신세계를 ‘초딩’이라는 말처럼 비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중2병이란 사춘기 시절에나 어울리는 철없는 망상 정도가 되겠다. ...
언어는 달라도 음악은 하나다제876호 길은 항상 비유의 대상이 되어왔다. 기대하지 않은 사건과 사람과 조우한다는 점 때문에 길은 종종 설렘과 희망의 대상으로 묘사된다. 길의 이런 측면에 기댄다면, 지난 4월 미국·캐나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서울소닉’에 대해 “길을 먼저 걸은 사람들”이라고 묘사해도 괜찮을 것 같다. 서울소닉은 한국 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