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지고 하루는 싸운다제954호“신문 보고 전화 걸어가지고, 면접 보겠다고. ‘일단 와봐라. 일할 수 있냐’ 그러기에 ‘예’ 하고 된 거죠.” 새 직장을 구하는 일은 간단했다. 박종평(32)씨의 예전 직장은 직원이 네댓 명 되는 작은 공장이었다. 다들 가족 같았다. 사장은 그에게 야간대학까지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종평은 ...
인신매매 처벌 못하는 인신매매죄 조항제954호‘사람을 사고판다고? 요즘 우리나라에 그런 일이 있나?’ 인신매매죄가 신설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한 번씩 품어봄직한 의문이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어느 가수의 고백이 눈에 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인신매매를 당했다. 납치범들이 무슨 드링크제를 먹였는데 그 안에 약을 탔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인신…
약해빠져, 사랑해제954호얼마나 어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어린 나는 ‘사랑한다’ 또는 ‘좋아한다’와 ‘불쌍하다’가 동의어인 줄 알았다. 그래서 누군가 좋으면 ‘불쌍하다’고 표현해서 엄마한테 자주 혼났다. 불쌍한 상대가 주로 동생이었기 때문이다. 세 살 어린 동생이 귀엽고 보살펴주고 싶었다. 그 아이에게 애정을 느낄 때마다 …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의 불량 기업제954호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생명줄을 일단 연장했다. 지난 3월21일 민간 출자사 29곳 중 절반 이상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용산사업 정상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매매·시공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계획서를 전면 수정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7년간 얽히고설킨 갈등의 실타...
이주의 트윗, ‘88만원 세대’ 그리고 6년 후제954호혐오와 희망 공허한 진동 눈부시게 성공하고 참담하게 실패한 입맛에 맞춰 20대를 ‘수꼴’로 부르거나 ‘희망’으로 찬미한 이들 를 출간한 지 6년이 되어간 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실크 세대 사태’ 가 먼저 떠오른다. 실크 세대란 ‘실크로드 세 대’의 줄임말로 ‘88만원 세대’ 담론이 한창 ...
같은 언어, 다른 시각제953호‘같은 언어, 다른 시각’. 소소한 일상의 대화에서든, 전문적인 비판과 토론 과정에서든, 당신을 가장 들뜨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이 두 가지를 맨 먼저 꼽는다. 이때야말로 잠자던 뇌세포가 빠르게 팽창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요즘엔 누구나 입이 닳도록 떠드는 소통이라는 행위…
범인은 너제953호 <한겨레21>은 952호에서 허위 자백으로 살인을 진술한 충남 보령의 삼남매 살인사건을 단독 보도하며 ‘무죄와 벌’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한국의 첫 오판 연구’인 서울고법 김상준 부장판사의 서울대 법학전문 박사논문 ‘무죄판결과 법관의 사실인정에 관한 연구’(2013)에 ...
유독 ‘화간’을 좋아하는 재판장제953호“기억이 끊긴 상황에서 성폭행당했다.”지난 2월, 배우 박시후씨는 20대 여성으로부터 성폭력 혐의로 피소됐다. 이에 박씨는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간이냐, 화간이냐. 성폭력 사건에서 흔히 벌어지는 공방이다. 이 사건이 법정으로 간다면? 우리나라에선 피해 여성이 얼마나 ‘무력화...
동물이 다쳤을 때, 배상할까 치료할까 제953호국가를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 을 수 있다.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상의 국가는 두 종류로 나눌 수도 있다. 하나는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국가고, 다른 하나는 동물을 생명으로 보는 국가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속할까? 불행히도 대한민국은 전자 에 속한다. 오스트리아, ‘시가’ 넘는 치료비도 배상...
독거남, 불안하고 외롭고 자유로운제953호어젯밤 이 집에서 누가 전쟁이라도 치른 걸까. 장롱에 있어야 할 옷은 쏟아져나와 있고 테이블 위는 쓰레기통을 쏟아부은 듯하다. 지난 2월 방송된 <남자가 혼자 살 때>(MBC)에서 혼자 살기 7년차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의 거실 아침 풍경은 방송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회자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