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포착하는 르포작가를 찾습니다제1273호<한겨레21>이 르포작가 지원 공모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은 최근 ‘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 편과 울산 동구 편을 통해 원고지 180장, 200장에 이르는 긴 호흡의 ‘르포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포털 뉴스 제목만으로 세상사를 알아가는 시대에 &...
일상을 살고 싶은 바람제1273호“암환자들이 병이 나으면 뭘 가장 하고 싶은지 아세요?” ‘암 이후의 삶’을 취재하면서 만난 40대 암 경험자 한 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분이 말해주길,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일상이란 아주 소소한 겁니다. 거리를 걷고 친구들과 차를 마시고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 것. 일반인들이 누리...
귀빈석 관중제1273호 보는 축구보다 하는 축구에 재미 들린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공을 찰 짬을 내지 못하니 오랫동안 보는 축구에 만족했다. 국내 프로축구는 성에 차지 않아 주로 ‘국대’(국가대표) 경기를 챙겨보는 식이었다. 손흥민이 뛰는 프리미어리그에도 잠시 눈을 돌렸으나 하이라이트나 그의 활약을 보여...
젖병을 들고제1273호오후 2시. 이미지(34)씨는 기자의 전화를 받기 전 미역국에 밥을 말아 “호로록 마시듯이” 먹었다. 한 달 전에 태어난 둘째 딸이 잠깐 낮잠 자는 틈이었다. 혹여나 아기가 깰까, 인터뷰는 조용히 진행됐다. 이씨는 출산휴가 중이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돼 피곤하겠다. 아기가 ...
뉴스룸에서제1272호“원고 보냅니다. 사진도 정리해서 보낼게요~ 이번주와 다음주에 아마 다음회 원고가 줄줄이 투척될 가능성이 많아요. 놀라지 마세요. 7월11일부터 8월22일까지 아이들과 함께 산티아고로 긴 도보 여행을 갑니다. 몸도 가누기 힘든데 노트북까지 들고 가기는 힘들 것 같아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미리 쓰기’를 ...
‘21’ 습관성 중독제1272호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인테리어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창간 독자 민선재(52)씨 집 창고에는 <한겨레21>이 제1호부터 제1270호까지 쌓여 있다. 신문 <한겨레>도 1호부터 1천 호까지 함께 놓여 있다. 1994년 단지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
하나하나 애달프고 뜨거운제1272호7월18일 제1272호 마감날이었습니다. 제1271호 표지이야기 ‘부서진 질서, 무너진 삶’ 기사를 마감한 뒤, 다음호 ‘21 토크’에 어떤 내용을 풀어낼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오전 내내 고민하는데 두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모두 4개 장으로 엮은 기사의 마지막 장에 언급했던 20대 ...
네이버 앱을 지우다 2제1272호 내 휴대전화에 남들 다 있는 게 하나 없다. 네이버 앱이다. 지난해 5월11일 호기롭게 지워버렸다. 나름 저항의 표시였다. 디지털 공간에서 포털에 종속된 언론의 처지를 고발, 아니 고백하는 칼럼도 썼다. 앱 지우기는 자기 기사마저 네이버에서 보는 ‘노예 언론’의 지긋지긋한 모순을 끊으려는 결기의 ...
21 사랑, 아이들이 질투해요제1271호수화기 너머로 촤르륵촤르륵 책장 넘기는 소리가 났다. 이것은 <한겨레21>을 넘기는 소리일 터. 갑자기 전화했는데도 이병수(35)씨는 단번에 을 펼쳐 서툰 인터뷰어의 이름을 확인했다. “아! 이번호 ‘뉴스룸에서’에 기자님이 나오네요.” 병수씨는 을 구독한 지 10년이 넘은 열혈 독자다....
편집장이 또다시 마른 빨래처럼 말할지라도제1271호“팀장 회의에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번호 표지는 예정된 기사 대신 판문점 회동으로 가죠.”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편집장의 목소리는 햇볕에 바짝 마른 빨래처럼 건조하고 빳빳하다. 나는 그때마다 아주 가끔 그가 원망스럽다. 물기 없는 그의 목소리는 보통 ‘힘든 한 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