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제937호문제는 거대 담론이 아니다.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다. 커뮤니케이션도 그렇다. 말싸움은 종종, 이념보다 말투, 몸짓, 눈빛 때문에 시작된다. 2002년에도 그랬다.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단일화했다. 대선 투표를 하루 앞둔 2002년 12월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국세청 앞 광장에서 일이 났다...
특목고 정책서 갈리는 세 후보제937호돌이켜보면 그날이다. 2009년 4월8일. 그날 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당선이 확정됐다. 제1호 진보교육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김상곤의 당선은 경기도의 교육 수장이 진보 인사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았다. 그것은 이 사회의 정치적 흐름이 어떤 변곡점을 통과했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정부·여당이 압도하…
국가조찬기도회에 간 박과 문제937호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긴 예배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두 후보는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의 옛 축사 영상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11월14일 ‘2012 대통령 선거를 위한 국가조찬기도회 헌신예배’가 열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다.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매해 참석했고,...
제인 구달을 특임검사로?제937호 오랑우탄 취재하러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 간 적이 있어요. 지구상에 오랑우탄이 사는 곳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 단 두 곳뿐이에요. 한참 숲길을 걷다가 최홍만급 덩치의 수컷 오랑우탄과 길 한가운데에서 마주쳤어요. 오랑우탄은 눈빛을 마주치면 거칠게 공격해와요. 중학생 시절 우리 반 싸움짱처럼 …
“세금 올리겠다” 왜 말을 못해제936호공약은 공짜다. 그러나 정책엔 돈이 든다. 그 커다란 간극을 메우는 게 대통령 후보자의 강력한 공약 실천 의지다. 선거 교본대로라면 후보자들은 현실적인 재원 대책으로 유권자에게 공약 실천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번처럼 돈이 많이 드는 복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후보자들이라면 더더욱 그…
아빠에게, 출산 여성에게, 청년에게 제936호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맞벌이 부부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는 깨알 같은 대책을 내놨다. ‘아빠의 달’ 도입이다. 남성이 배우자가 출산한 뒤 3개월 중 한 달을 지정해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때 남성은 월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다. 지금은 육아휴직 급여로 월 통상임금의 40%만 지급되고 ...
적어도 이루어지리라 공약의 최대공약수제936호과거 대통령 선거를 보면 복지·경제·남북관계 분야의 공약에서 여야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성장과 분배’ ‘시장 자율과 규제’ ‘안보와 남북협력’이라는 대립 프레임은 미세하게 진동했지만 그 기본 틀은 굳건했다. 하지만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
이정현 단장님, 신념인가요 위악인가요제936호2007년에도, 2012년에도 그는 ‘박근혜의 입’으로 통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남들보다 다섯 배쯤 더 기뻐하고, 열 배쯤 더 억울해하는 성향의 정치인이다. 프로야구로 따지자면 SK 이만수 감독과 닮았다. 미움받기 딱 좋다는 얘기다. 그는 여론을 청취하는 집음기라기보다는 일방향 스피커다...
조국의 형사사법 최고!제936호지금 대한민국은 7세기 탐라국 아니야. 남북이 분단되어서 범죄자가 도망치려면 밀항밖에 도리가 없는 사실상의 섬나라라는 점을 빼면, 21세기 대한민국과 7세기 탐라국의 공통점이 뭐가 있겠냐? 탐라국은 마을 원님이 수사하고 원님이 기소하고 원님이 재판하고 원님이 형을 집행하는 나라지만 대한민국은 엄연히 수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