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개 사랑제1307호요즘 내 직업은 개 산책인 거 같다. 코로나19 탓에 프리랜서로 일하며 일주일에 몇 차례 드나들던 곳도 3주째 문을 닫았다. 태어난 지 넉 달 된 잡종견 몽덕이를 데리고 세 시간씩 동네를 배회한다. 개는 서비스만 받고 돈을 안 낸다. 그래도 이 개마저 없었다면 코로나 시대에 진짜 혼자 남을 뻔했다. 2주째...
11명이 붙었다제1307호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4월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거리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이 지역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다. ‘정치1번지’라는 종로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는 무려 11명이다. 이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도 있어, 후보자 기호는 16번까지 있다. 사진·글 박승...
장승같이제1306호새만금을 살리려는 시민들이 뜻을 모아 전북 부안군 해창 갯벌에 2000년 3월26일 70기의 장승을 처음 세웠다. 2006년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돼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자 해창 갯벌은 황무지로 변했다. 장승들이 썩어 부러져 나갔다.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길 ...
무화과잎 마스크제1306호모로코 수도 라바트의 메디나 거리에서 행상하는 아브데라힘이 3월18일 무화과잎으로 만든 마스크를 쓴 채 물건을 팔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170명과 사망자 5명(3월26일 기준)이 발생한 북아프리카의 관문 모로코는 주력 산업인 관광업 타격을 감수하고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무화과나무는 기원전 3...
하나의 기도제1306호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3월26일 현재 45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2만 명에 다다랐다. 중국에서 발병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로 번질 때부터 감염병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공포와 함께 현실이 됐다. 특히 유럽 대륙은 2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며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 ...
불안하고 지루하다제1305호코로나19 대량 감염 사태가 한적한 시골 마을의 일상마저 바꾸고 있다. 4월6일로 개학이 다시 2주나 연기된 경기도 연천군 읍내의 초·중·고등학교 교문은 굳게 닫혀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아이들 소리로 왁자지껄했던 운동장도 텅 빈 채 고요하기만 하다. 친구를 기다리다 지친 한 학생이 세 차례 연장된 방학...
날아갈 곳이 없다제1305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으려고 각국이 국제선 항공편을 줄이거나 일부 국가와의 노선을 중단하면서 항공업계가 얼어붙었다. 우리 하늘의 관문인 인천공항 이용률도 크게 떨어졌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2019년 하루 평균 1107편의 항공기와 19만5천 명의 여객이 이용...
쓸쓸한 성화 봉송제1305호미국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했던 일본 수영선수 이모토 나오코가 3월19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2020 도쿄 여름올림픽’ 성화 인계식에서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으로 옮겨진 성화를 받아들고 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최소한의 미디어 종사자들만 참여...
꼭꼭 숨어라, 말똥가리 보인다 제1304호날이 밝아 커튼을 젖히면 아파트 창밖에는 어김없이 말똥가리가 날아와 앉아 있다. 경기도 파주시 한 아파트 창과 마주한 야산에서 가장 키 큰 나무는 겨우내 맹금류(육식성 조류) 말똥가리 차지다. 올해로 2년째다. 사방이 트인 목 좋은 자리여서 쉬거나 사냥감을 물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원래 멧비둘기와 까치가 …
현관 앞에 걸린 고마움제1304호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지키려다보니 비대면 접촉과 거래가 늘고 있다. 덕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택배 물량에 지쳐가는 택배기사들을 향한 시민들의 응원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마스크 5부제’를 할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를 택배기사들과 나누고, 고마움을 전하는 한두 마디 글귀에서 우리는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