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이 갈 거다제980호2008년 8월에 시작한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로 인해 한국전력과 반대쪽 주민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9월26일 이성한 경찰청장은 밀양경찰서를 방문해 “공사 방해나 경찰 폭행 등 송전탑 현장의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전과 정부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10월 ...
절정제979호파란 하늘은 나날이 높아지고 들판의 곡식은 알알이 여물어간다. 지독히 무더웠던 여름은 곡식을 야무지게 영글게 했다. 올해에는 태풍이나 홍수 등 이렇다 할 자연재해가 없었다. 3년간 평년에 못 미치는 작황으로 속병을 앓았던 농민들도 모처럼 웃게 됐다. 2013년은 정전 60주년을 맞는 해다. 한국전쟁 당시...
엄마, 웃어요제979호 아침 8시, 이제 막 일어났지만 코에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는 임성준(10)군의 표정이 밝다. 오늘은 일주일에 두 번 학교를 가는 날이다. 급하게 아침 식사와 세수, 양치를 마치고 어제부터 준비한 색연필과 지우개, 책이 담긴 가방을 멘다. 동생과 자신을 동시에 챙기는 엄마가 바쁘자 손수 휴대용 ...
추색, 물들다제978호 하늘 쪽빛은 길게 짙어졌고 산과 들 초록에 감빛이 돌기 시작한 걸 보니 어느새 가을이다. 옛사람 누군가는 벼의 누런 정도나 푸릇한 과일에 제 색이 도는 때를 보고 수확의 시기를 가늠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자연 속에서 늘 봐왔던 색을 생활 속으로 들여오는...
479번의 왜곡제978호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인간의 오랜 사명이다. 대통령이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정부가 대입 수능에서 역사 과목을 필수화한 것은 그런 인식의 결과일 터다.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거나 보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번에 검정 통과된 교학사 ...
웃으세요 하나 둘~제977호 삼라만상의 번뇌를 품은 듯 짙은 녹음이 펼쳐진 해발 1430m의 가야산 깊은 계곡 1천m에 자리한 해인사 마애불입상이 중생의 번뇌와 망상을 굽어보듯 우뚝 서 있다. 돋을새김으로 만든 높이 7.5m의 마애불입상은 1200년 전 통일신라시대 문화유산으로 보물 2...
마이크몰이제977호‘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8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에게 ‘신체 압수수색’을 받았다. 신체 압수수색을 마친 이의원이 자신의 방에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몰려들어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의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루 뒤 이의원은…
내성천, 최후의 四季제976호 내성천. 낙동강의 제1지류. 왕버드나무와 모래로 유명한 곳. 여름이면 아이들이 찾아와 물장구치고 부드러운 모래밭에 누워 팔다리를 휘저어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 곳, 늦가을 떨어지는 햇살을 담은 강변 모래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에게 말 걸며 노랗게 빛을 내는 곳, 겨울...
누가 쏘았니제976호지난 8월21일 내전의 땅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제스린에서 한 남성이 들것에 누운 채 호흡기에 의지해 산소를 들이마시고 있다. 시리아 반군 쪽은 이날 하루에만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줄잡아 5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 쪽은 반군의 조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사건 발생 사흘 전 현지...
‘자이니치’로 살아온 세월 제975호 1945년 8월15일 ‘해방’은 민족 분열의 시작이었고 갈 곳 잃은 재일동포 1세대에겐 일제강점기의 연장이었다. 모두들 가난하고 살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조국이 있던 우리와 달리 일본에 거주한 재일동포 1세대는 더 큰 가난과 차별, 멸시 속에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