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라, 자기가 하는 일을 그들은 모른다제986호 “스무 살에 시집와서 55년을 살아온 내도 이 마을을 떠나려 하니 마음이 붕붕 떠다니는데 400년 동안 이 마을을 지키며 살아오다가 조상묘까지 모두 파헤치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온전하겠는교?” 영주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될 예정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2리 금강마을(인동 장씨 집성촌)에 사는 이정숙(...
회춘의 꿈을 깎는 목공소제985호서울 은평구 역촌노인복지관에 위치한 ‘우당탕목공소’에선 평균연령이 70살인 어르신 12명이 하루 2시간씩 격일로 돌아가며 가구를 만든다. 2011년 7월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작은 우편함을 만들며 시작된 것이 지금은 책장, 의자, 수납장, 어린이 교구장 등을 만들어 여러 곳으로 판매할 만큼 전문화됐다....
사람 잡는 이 무기제985호지난 11월1일 ‘201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에서 반전평화네트워크 ‘전쟁없는세상’ 회원들이 살상무기를 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2년 스웨덴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발표에 따르면 2007~2011년 5...
삶이 자라는 바람과 빛의 도서관제984호우리가 흔히 ‘도서관’ 하면 머릿속에 떠올리는 모습은 도서가 가득한 책장 사이에서 사람들이 조용하게 책을 읽는 모습이다. 전남 광양시 진상면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도서관이 있다. 이름은 ‘농부네 텃밭도서관’(이하 텃밭도서관). 텃밭도서관은 우리네 흔한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웅장한 건물...
원더우먼제984호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기 하루 전인 10월2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남 밀양의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온 주민들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이 농성에 참여한 팔순의 조필금 할머니가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과수원에서 쓰는 은박 비닐을 몸에 두른 …
한손엔 책, 한손엔 평화제983호제주 강정마을을 평화의 책마을로 만들기 위한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가 지난 10월18일 오후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강정 평화상륙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행사는 17일 오후 인천항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출발한 컨테이너 도서관이 18일 오후 강정마을에 도착해 평화의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책 배달부를 ...
한 글자, 또 한 글자…납활자의 추억제982호 한 30여 년 전까진 한자 한자 글자를 골라 한장 한장 꾹꾹 눌러 찍는 활판인쇄소가 성행했다. 당시 책들은 다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어느 집 낡은 책장에서 활판 인쇄된 책 한두 권쯤 먼지를 쓴 채 발견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활판인쇄소는 전국에 딱 한 곳,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
동양 최대의 사기제982호10월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동양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동양그룹과 금융 당국 규탄 집회에서 한 투자자가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동양그룹은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신 부실기업 어음 돌려막기 등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제981호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옆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번호표를 들고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어르신들이 점심 한 끼 무료로 먹기 위해 배식 시작 30분 전부터 길게 줄을 선다. 10월2일 ‘노인의 날’을 이틀 앞둔 9월30일에는 부산의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지 5년이 넘은 60대 할머니가 발견되었다....
잘 영글어 고맙습니다제980호 “이 고추 가져가서 물김치 담가먹으면 맛있어.” 새로 딴 붉은 고추를 내미는 박용한(80·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할머니의 사람 좋은 웃음이 가을 들판처럼 풍요롭다. 이른 한가위 명절도 끝나고 들녘에선 한 해 동안 키워온 농작물의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무더웠던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알알이 속살을 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