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접대에 취해 키코 폭탄 마셨어요”제732호 기업 자금 담당 임원(CFO)들은 금고 같은 사람들이다. 외부인이 회사의 자금 흐름을 제대로 안다는 건 몇 겹의 자물쇠와 암호로 무장한 미로를 푸는 것만큼 어렵다. 취재를 위해 비밀번호 다이얼을 돌려보더라도, “지금 우리 회사 자금 사정은 좋다”는 건조한 목소리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은 ...
[맞수 기업 열전] ‘M’과 떠나라, ‘별’을 꺼내라제732호 2003년 겨울은 길었다. 그해 불어닥친 신용카드 사태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축소판이었다. 1999년부터 카드회사들은 무차별 ‘길거리 발급’으로 카드를 풀었다. 사람들은 갚을 능력을 초과해 무제한 ‘현금 서비스’를 받았다. 카드회사는 늘어나는 회원 수를 즐겼고, 소비자는 빌린 돈을 펑펑...
유가환급금, 돈 받고 성내는 이유제732호 “전 국민을 거지로 아나?” 10월13일 저녁 서울 마포 공덕동의 한 호프집. 흐릿한 불빛 아래 담배 연기 매캐한 그곳에서 한 여기자가 맥주잔을 ‘꽝’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복지로 되돌려달라고 세금을 낸 거지, 누가 이렇게 거지에게 자선하듯 세금을 되돌려달라고 했어?” 유가환급금에 관한 ...
금융위기 부른 건 ‘금권정치’제732호 지난 10월15일 미 다우존스 지수가 반짝 폭등세를 뒤로한 채 다시 추락했다. 전날보다 733.08포인트(7.9%) 폭락한 8577.91로 장을 마감했다. 더 이상 위기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법한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이튿날치 1면 머리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
[맞수 기업 열전] 빛의 속도전서 콘텐츠 깊이로 2회전제731호 빛의 속도와 경쟁해야 한다. 더 많은 정보를 고객에게 가져가야 한다. 막힌 세상을 ‘뻥’ 하며 소통시켜야 한다. 거대한 벽과 같은 KT에 끝없이 도전해야 하는 숙명이다. 속도가 맞수인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 비트(bit) 속도를 높이기 위한 숨가쁜 전진이 시작된다. LG와 ...
하루하루 달러 날아가는 소리제731호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증권 시장이다. 하물며 1년은 영겁의 세월일 터다. 지난 10월9일, 미 뉴욕 증시는 시간의 허망함을 새삼 일깨워줬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678.91포인트(약 7%) 떨어진 8579.19로 장을 마쳤다. 〈AP통신〉은 “이날 하루에만 시가...
‘한국의 루비니’에게 듣는 태풍의 핵제731호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 이후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한국 경제 위기론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올해 상황만 돌아봐도 사례들은 풍부하다. 국내 채권 만기일이 지난 9월에 몰려 있다는 점에 착안해, 외국인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69억달러의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한꺼번에 회수하면...
[맞수 기업 열전] 눈물로 단련된 강철들의 질주 본능제730호 9월22일 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의 새 차 ‘쏘울’ 발표회.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오너의 아들’답지 않게 VIP석 뒷자리에 서서 묵묵히 행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정 사장은 쏘울의 예상 판매고에 대해 묻자 “잘...
집부자 만만세제729호 이명박 정부의 공격적인 감세 정책이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으로 큰 그림을 완성했다.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에서도 나타났지만, ‘부자를 위한 감세’라는 특징은 이번 종부세법 개정안을 통해 더욱 또렷하게 얼굴을 드러냈다.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한때 재검토를 주장했다. 하지만 …
[맞수 기업 열전] 신세계적 생활, 롯데풍 문화제729호 “백화점은 ‘문화’를 팔고, 할인마트는 ‘생활’을 판다.”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차이를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백화점은 고객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 잠재 욕구를 끌어내는 전략을 쓴다. 백화점 물건값이 비싸도 구입하게 되는 이유다. 할인점은 물건은 대량으로 구매해 ‘20년 전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