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말고 ‘아침이 있는 삶’제1363호 미라클 모닝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사이에 유행이라고 한다. 일과 시작 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새벽 시간을 이용해 기도나 명상, 공부, 운동 등을 하는 것이다. 2000년대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과는 선을 긋는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자기...
책 만들기, 인터넷서점이 할 일은제1362호 세기가 바뀌어 철 지난 비유가 됐지만 지난 세기에는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불렀다. 출판계 그리고 출판시장에서 인터넷서점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출간되는 거의 모든 도서를 팔고, 가능한 한 최대 다수의 출판사와 직접 거래하고, 그리하여 해당 출판사의 담당자들이 찾아오고, (예스24·교보문고·알라딘 ...
일일 매일 일하니, 이러다 죽겠구나제1362호 엄마들이 학용품을 사면서 학습지는 안 하느냐고 자꾸만 묻습니다. 뭔가 시작을 잘하는 남편은 어느새 ‘일일공부’(학습지)를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관리할까 걱정했는데 배달 일을 하겠다는 아이가 많아서 다행입니다. 학습지를 돌리고 다음날은 새 학습지를 돌리면서 어제 것을 거둬들여 채점해서 다시 돌리는 일이 여간…
물건과 나를 연결하는 ‘리페어’제1362호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현대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다. 공급이 소비를 창출한다. 감각적이고 멋진 디자인의 신제품, 욕구를 충족해주는 최신 가전제품, 고화질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사이, 내가 가진 물건은 너무 빨리 낡은 것이 돼버린다. 소비자가 취향이나 유행을 좇는 것을 그저...
어쩌다 민박집 사장제1362호 요즘 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이 인기다. 연예인들이 어쩌다 강원도에서 시골 슈퍼를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최근 우리 부부 역시 ‘어쩌다 사장’이 됐다. 바로 민박집 사장이다. 우리 부부가 사는 단독주택에서 1층은 살림집으로 쓰고 2층은 그저 비어 있다...
폐경이 오지 않으면 더 행복할까제1362호 제가 아직 열 살이 되기 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늦은 밤, 뚱뚱한 브라운관 TV에선 ‘주말의 명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늘 같은 성우를 쓰는지 매번 얼굴은 달라져도 목소리는 동일한 배우가 한껏 감정을 담아 신파조로 울먹이고 있었습니다. 고운 한복을 입고 단정하게 쪽 찐 머리를 한 여성은 서글피 울면...
팬들이 코미디에 참여하다제1362호 요즘 최고의 화제는 아무래도 ‘매드몬스터’(사진)다. 두 코미디언 곽범·이창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예능 채널 <빵송국>의 캐릭터 중 하나로, 최근 발매한 음원이 유튜브 조회 200만 건을 돌파하고 음원 차트에도 들어가는 등 여러 면에서 화제를 만들고 있다. 2020년 5월19일에 ...
‘고귀한 감각’이 관음증의 첨병이라니제1361호 오늘날 성폭력은 그 순간에 그치지 않는다. 망원경, 카메라, 컴퓨터, 인터넷 같은 과학기술을 도구 삼아 동영상물로 대량 복제되고 확산되고 소비된다. 디지털성범죄는 거대한 성착취 산업이 됐다. 최근 엔(n)번방 사건은 최악의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주로 시각물로 소비되는 디지털 성착취물은 여성의 영혼을 거세하고...
‘땡’을 하지 않는 심사위원들제1361호 여러 해 전 호수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에서 있었던 일이다. 성악 국제 콩쿠르가 한창이라 크지 않은 도시지만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들로 작은 골목골목마다 성악도의 기름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1차 예선이 열리기 하루 전에 도착해 짐을 풀고 떨리는 마음으로 같은 숙소를 잡은 친구들과...
열여덟 그 나이제1361호 해가 바뀐 지 4개월이 지나고 4월 19일에는 만으로 열일곱 살이 되었다. 열여덟. ‘그 나이’. 비가 오기 전날 오후였다. 라일락 향이 희미하게 밴 녹진한 공기를 들이마시다가 문득 생각했다. 아, 내가 그 나이가 되었구나. 2014년, 7년 전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나이를 기어코 맞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