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굿즈 위한 ‘1일 1머리 뜯음’제1369호 웹툰 편집자에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성취감과 머리를 쥐어뜯는 고통을 동시에 안겨주는 과정이 있다. ‘1일 1머리 뜯음’을 시전하게 할 만큼 괴롭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업! 바로 단행본과 함께 출시하는 ‘한정판 굿즈(판촉물)’를 구상하는 일이다. 판촉물, 판촉물 누가 말했나, 웹툰...
사진 속 한국전쟁, 시각과 사각 사이제1369호 사진이란 카메라로 붙잡지 않았더라면 문자 그대로 빛의 속도로 사라져버렸을 한순간을 물리적으로 포획한, 차갑지만 차가울 수 없는 기록이다. 사진 속 장면은 정지된 시간이지만, 눈에 보이는 이미지 너머의 깊고 풍부한 진실이 담겼을 수 있다. 사진은 강력한 시각적 효과와 객관성(에 대한 믿음) 때문에 왜곡과 선전…
타인은 지옥이고 고멤은 천국이다?제1368호 개인적으로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에 깐깐하게 구는 편이다. 알고리즘은 내가 어떤 콘텐츠에 잠시 호의를 비치면 드디어 인생 취향을 찾았다는 양 피드를 도배해버린다(얼마 전엔 날 매드몬스터에 미친 사람으로 크게 오해한 것 같다). 유튜브라는 넓디넓은 세계에서 한사코 벽을 쌓는 기분이다. 반면 사람이 하는 추천...
벽을 문이라고 밀고 나간 분옥이제1368호 국민학생 시절 분옥이는 결석 대장인 나보다 더 결석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언나(아기) 보느라고 날씨 좋은 날은 결석하고 비 오는 날만 학교에 갔습니다. 분옥이는 날씨 좋은 날은 나물을 뜯고 장날이면 나물을 팔러 가느라고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비 오는 날은 왠지 비를 맞으며 학교에 가면 ...
‘모성’이란 냉정한 사업가제1368호 이 칼럼에서 이전에도 몇 번 얘기했지만, 저는 아이 셋을 둔 다둥이 워킹맘입니다. 일하면서 아이 셋의 일과를 챙기는 일상은 시간 쪼개기와 멀티태스킹(다중작업)과 잠자는 시간 줄이기로 채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전자우편을 확인하고 메시지에 답하고, 운전하는 동안 이북(...
악법의 위반자는 무죄다제1368호 “악법도 법”이란 말이 마치 준법의 미덕처럼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사형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 아니라 후대의 해석이라는 게 정설이다. 법의 무오류성 맹신이자 실정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법실증주의의 함정이다. 검사 출신 김희수 변호사의 신간 <역사의 법정에 선 법>(김영사 ...
넥스트 레블에서 헤어날 수 없어제1368호 ‘광야’라는 단어를 듣고 이육사의 시를 떠올리는 당신은 공부 좀 한 한국인!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작곡가 유영진을 떠올리며 심장이 뛴다면? 당신은 진정한 케이팝 공화국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 시민입니다. 자자, 무슨 말인지 쉽게 알려드릴게요. 2020년 11월, S...
광해군, 격동기 정국을 요리한 키플레이어제1368호 2012년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천민 하선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광해군의 대역을 맡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본디 저잣거리 만담꾼에 불과하던 하선은 얼떨결에 오른 용상에서 비로소 왕 노릇의 지엄함을 깨닫고, 대역에서 벗어나 진정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임금으로 거듭...
초보 농사꾼은 제 관절을 부르며 운다제1368호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4300여㎡ 밭에 2년째 농사짓고 있다. 주말농장이라 하기엔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 멀고, 면적도 넘친다. 그런 곳에서 나는 왜 농사짓게 됐을까. 우리 부모님은 1980년대 초까지 강원도 영월에서 서점을 했는데, 그때 거래처에서 미수금 대신 이 밭을 받았다. 어머니 말로...
친구가 남해로 이사 온다제1368호 친구가 서울을 떠나 남해로 이사 왔다. 재작년 여름, 남해의 한 폐교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남해살이’ 프로그램의 참여자로 처음 만나, 3개월 반 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다. 프로그램 이후, 우리 부부는 남해에 남았고, 친구는 다시 원래 살던 서울로 돌아갔다. 그렇게 한동안 멀리 떨어져 자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