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의 방탄이 되어제1372호 방탄소년단(BTS)이 7월9일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이하 PTD)를 공개했다. 이번에도 대박, 전세계를 뒤집어놓았다고. 5월21일 발매 이후 두 달가량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그들의 곡인 <...
‘정치’가 요구되는 순간의 ‘정념’제1371호 “일본이 동양의 영국이라면 조선은 동양의 프랑스로!” 조선말 급진 개화파이자 희대의 풍운아인 김옥균이 한 말이다. 세계의 패권을 두고 영국과 자웅을 겨루던 프랑스처럼 조선 역시 일본에 꿀리지 않는 강한 나라가 되기를 염원한 것이다. 물론 현실은 희망과 달랐다. 일본은 조선을 프랑스가 아닌 아일랜드로 취급했고…
드라이브스루로 마늘을 사다제1371호 남해는 마늘 산지로 유명하다. 지역 곳곳에서 특산품 ‘마늘’을 알리는 표시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아주 큰 마늘 조형물을 지붕에 얹은 ‘남해마늘연구소’가 있다든지, 읍내 어느 골목의 가게 간판이 모두 마늘 모양이라든지. 그래서 남해의 겨울은 어딜 가든 초록이다. 마늘이 빽빽하게 논밭을 채운 덕분이다....
할머니와 청년은 사랑할 수 있을까?제1371호 우린 선택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예뻐서, 키가 커서, 직업이 좋아서, 이성이어서, 나이가 비슷해서, 장애가 없어서. 좋은 사람이지만 같은 이유로 사랑할 마음을 품지 않는다. 못생겨서, 키가 작아서, 돈이 없어서, 동성이어서, 나이가 많아서, 장애가 있어서. 세상은 사랑이 최고라고 하지만, 사랑할 만한 사람...
‘3무 농사’에 인복은 있는건가제1371호 (지난 글 요약: 1300평의 언 밭을 여섯 명이서 호미 들고 일구고 있는데 동네 어르신이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밭을 갈아주겠다고 했다.)기계의 힘은 대단했다. 트랙터는 딱딱하게 굳은 땅을 파헤치며 전진했다. 역시 농사는 장비가 좋아야 하는구나. 남편과 나와 언니는 머리를 맞대고 뭘 어떻게 ...
지역을 보살피는 만화가들의 상상력제1371호 “이 물속에 잠든 엄마의 이야기. 우리들은 항상 순서에서 밀리겠지. 왜냐하면 우리는 서울 사람이 아니니까.”(‘가만히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 충북 단양 편, 불키드)100쪽 내외의 지역을 소재로 한 단편만화를 펴내는 <지역의 사생활 99>가 1차분 9권의 출판을 완료했다....
‘앞선 시대’의 ‘시대를 앞선’ 여성들제1371호 페미니즘이 시대의 화두다. 일상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법규와 관행의 장벽을 허물고,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한 제안과 실천이 쏟아진다. 한편에선 ‘여풍’에 대한 ‘백래시’(역풍)도 거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여기까지 오는 데만도 숱한 희생과 좌절을 겪었고 그 위에 조약돌처럼 작은 성취가 쌓…
사랑할 문장은 많다제1370호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않으면 우리 자손들을 무엇을 주어 살리잔 말이오?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않으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 다행히 우리 조선 여자 중에 누구라도 가치 있는 욕을 먹는 자가 있다면 우리는 안심이오.-나혜석, ‘잡감(雜感)’(1917), <경희(외)-범우비평판 ...
죽음을 대하는 최선의 방법은제1370호 얼마 전, 제가 진행하는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장의사이자 유튜브 채널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Ask a Mortician) 운영자인 케이틀린 도티가 쓴 책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이한음 옮김, 사계절 펴냄, 2021...
금요일 밤이면 나를 부르는 환청이제1370호 삶은 때로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인생에서 계획하고 욕망한 대로 얻는 성취는 짜릿한데, 내 뜻과는 무관하게 어느 날 갑자기 축복처럼 다가온 것들은 달콤하고 향기로운 때가 있다. 내겐 농사가 그렇다.애초 농사를 지으려 중부 지방 소도시로 주거지를 옮긴 건 아니다. 젓국 달일 때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