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타임] 발끝으로 사군자를 뿜어볼까제730호 판타지 퍼포먼스 <카르마>(Karma)가 10월16~24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신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음모, 부활’이라는 판타지 스토리의 <카르마>는 우아한 무용과 역동적 무술이 어우러지는 논버벌(Non-verba...
반가워라, 오빠라니제730호 “오빠라 불러도 되죠?” 딱히 친할 것도 없는 이가 통화 도중 불쑥 물었다. 당황해하며 멈칫하는데 그녀는 “오빠께서…” 하고 거침없이 용건을 이어나갔다(오해라도 할까봐 밝혀두는데 통화는 지극히 사무적인 것이었다). 오빠, 이 얼마 만에 들어보는 호칭인가. 어색하긴 해도, 기분 나쁘다면 거짓말일 테다...
55살은 돼야 진짜를 안다제730호 요즘 ‘황혼의 로맨스’가 큰 인기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근 종영한 한국방송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80이 넘은 나충복 할아버지(이순재)와 안영숙 할머니(전양자) 사이의 뜨거운 연애는 황혼의 로맨스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다. 그들은 극중에서 청춘남녀 못지않게 정열적인 사랑...
시한부 인생의 시간사용법제730호 베스트셀러는 시대의 감성이다, 라고 했다. 하지만 이 시대 베스트셀러는 후기 자본주의의 외피를 두르지 않고는 오를 수 없는 고지가 되었다.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조직적으로 길러져야 하는 섭리는 이제 대한민국 교육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를 분석하는 것은 기업화돼가는 출판시장을 분석하는 것이다…
요정을 잃고 울다제730호 처음부터 최진실을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학교의 친구들은 달랐다. 그들은 내게 매일 최진실을 전도했다. 친구들의 방에는 최진실 브로마이드가 하나쯤은 있었고, 그들의 교과서는 최진실 사진으로 포장돼 있었다. 어느덧 나도 그들을 따라 문화방송 <질투>에서 최진실에게 미적미적거리는 최수...
[레드 기획] 결혼에 대한 믿음·소망·사랑이여제729호잠자리만 빼고 다 보여주마 문화방송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로 가상결혼이란 발칙한 상상을 선보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이번엔 케이블 방송으로 넘어가 엄연한 부부를 ‘스와핑’시키는 도발을 감행했다. tvN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배우자를 바꾼 ...
음악폭도들아, 달려가자제729호 어느 때보다 많았던 여름 록 페스티벌의 시즌이 지나간 뒤 가을이 왔다. 지루하게 이어진 여름 날씨가 단숨에 서늘해지자마자 또 페스티벌 시즌이 시작됐다. 연중 마지막으로 야외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10월이 온 것이다. 2006년 펜타포트 이후에야 여름 록 페스티벌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면, 가을은 꽤 ...
고맙습니다, 켄 로치 감독님제729호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자유로운 세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였다. 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통해 어쭙잖게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던 나의 작품 <필승 ver 2.0 연영석>을 공개하는 날, <자유로운 세계>...
권력 앞에 허리가 휜 문화재제729호 변심했는가. ‘문화유산의 보루’라는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에게 지금 많은 이들이 묻는다. 권력의 자장에 위원회의 권위와 양심이 휘어지고 있어서다. 서울시의 무단 철거로 사경에 놓였던 옛 서울시청사를 척추 잘린 불구자로 남겨두는 것을 위원들은 묵인해주기로 했다. 문화재위 근대분과는 최근 모임에서 옛 서울시청…
첫인사 “예쁩니다”제729호 “예쁩니다.” 런던에 도착해서 들은 첫마디였다. 그것도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그것도 한국인이 아닌 영국인에게서. 게다가 그런 망언을 한 사람은 같은 비행기에 탔던 철없는 존이나 윌이 아닌 멀쩡한 입국심사관이었다. 그때 상황을 돌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런던 히드로 공항은 유럽 공항치고 입국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