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습작의 폭풍제736호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이 나왔다. 책이다. 소설집이다. 타블로는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다. 카테고리로 치자면 가수다. 두 개의 연관을 찾자면 타블로는 ‘싱어 송라이터’(지금도 음악계에서 쓰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다. 2004년 데뷔한 에픽하이는 올해 특히 활동이 활발했다. 5집 앨범 ...
마음을 훔쳐버린 도둑들제736호 조선 후기에는 치안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해 온갖 도둑과 강도가 사람들을 괴롭혔다. 일지매나 홍길동 같은 의적이 탐관오리와 부자를 절도의 대상으로 삼아 민중의 성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부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도둑은 도둑, 강도는 강도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도둑과 강도가 모두 똑같은 것은 결코 ...
[새책] <경제이야기> 외제736호 <경제이야기> 김수행 지음, 한울아카데미(02-336-6183) 펴냄, 1만4천원 서울대를 퇴직한 김수행 교수가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임명된 뒤 이루어진 대중 대상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 5~6월의 강의 뒤 금융위기가 심화된 현실에 대한 분석을 덧붙였다. ...
‘오바마’ 같은 변주제736호 버락 오바마의 미 대통령 당선을 두고 지구촌이 들떠 있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오바마로부터 연상되는 가장 마음에 드는 이미지는 ‘코즈모폴리턴’이다. 케냐 출신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슬람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끝내 미국의 지도자가 된 그에게 이보다 …
‘엄친딸’이어도 좋아, 김연아라면제736호 무결점 소녀가 나타났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 보인다. 한마디로,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다. 그런데 조금 얄미운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밉지가 않다. 오히려 남녀노소 성별과 나이를 넘어서 사랑을 받는다. 마치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인기가 한창이었던 때처럼 아무도 그를 미워하…
[컬처타임] <서울 촌동네, 전국구 광대 납시오> 외제736호 마당극 대표작을 모아서 공연하는 제6회 서울우수마당극제가 12월2~7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우수마당극제의 핵심을 요약한 ‘서울 촌놈 전국구로 노는 광대를 만나다’는 말처럼 지역에 뿌리박은 마당극 극단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연해 인기를 얻었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서 소개하…
“우리도 강마에와 사랑에 빠졌어요”제735호 11월6일 일산 문화방송 드림홀에서는 한 이름 없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다. ‘마우스필’이라고 했다. 30년 활에서 손을 뗀 ‘똥덩어리’와 카바레 연주자와 종양으로 귀가 멀어져가는 암환자와 25살이 되어서야 천재성을 발견한 전직 경찰이 연주한다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 인순이가 나서 노래...
두 도시에 천사가 있었는가제735호 장률의 <중경>과 <이리>(사진)는 원래 한 편의 영화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중경에서 먼저 찍은 분량이 <중경>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이후 전북 익산에서 촬영한 부분이 <이리>라는 제목의 영화로 나뉘었다. 결과적으로 독립된 ...
시간 싸움제735호 런던에서 가장 힘겨운 것 중 하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뒤늦게 찾아온 ‘열공’ 모드로 인해 책 읽고 고뇌하느라 바빠서? 한국에서 나를 찾는 수많은 친구와 직장 동료들과 시차가 맞지 않아서? 아니다. 적당히 한가하고 적당히 외로운 유학생인 내가 여기서 싸우고 있는 ‘시간’이란, 내 기준의 시간과 이곳 기준의 시…
한국의 문화잡지는 왜 늘 망하나제735호 공상과학소설(SF), 추리소설, 판타지, 공포문학 등을 다루는 장르문학 전문지 <판타스틱>이 휴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창간한 지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좌초한 셈이다. <판타스틱>의 휴간은 대단히 안타깝다. 국내 장르문학의 기반은 취약했지만, 최근 힘차게 일어서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