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성 코스제739호 영국에 오면 텔레비전은 그만 보게 될 줄 알았다. ‘인생의 8할을 텔레비전에서 배웠다’고 자신하는 내게 텔레비전은 자유이자 구속이며, 생명수이자 독가스다(열다섯 살 때던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하루 꼬박 텔레비전을 보다가 토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가 독일이나 프랑스가...
할아버지의 <픽스 유>제739호 고인 눈물이 끝내 뺨을 타고 흘렀다. 산소 공급용 호스를 코에 매단 할아버지가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부를 때였다. 원래는 듀엣으로 준비한 곡이었지만, 파트너 할아버지는 공연을 코앞에 두고 세상을 떴다. 홀로 남은 할아버지가 묵직한 중저음으로 부른 노래는 흔들림이 없었다. 흔들린 건 내 ...
[컬처타임] < ‘군바리 정신’에 카메라를 겨누다> 외제739호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사진 전시회 ‘39조 2항’이 2008년 12월6일~2009년 2월15일 열린다. 전시의 제목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39조 2항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규식·노순택·백승우·이용훈·전재홍씨 등 5명의 작가...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제739호 글쓰기를 권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글쓰기’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게 없지만 그 글쓰기의 주체를 ‘누구나’로 전제한다는 점이 새롭다. 예전의 ‘작문론’이나 시·소설 작법 등과는 성격이 좀 다른 것이다. 바야흐로 “누구나 글을 쓰고, 써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이 새로운 시대적 조건을 만들어낸 것…
[새책] <유전자 레벨 검> 외제739호 <유전자 레벨 검> 오히나타 고 만화, 천강원 옮김, 애니북스(031-955-8893) 펴냄, 8천원 A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B로 끝나고, 중요한 문제는 꼬리를 감추는, 부제 그대로 ‘본격 수습 불가 만화’다. “사람은 억지로 살아지는...
영화가 끌어올렸다제739호 <눈먼 자들의 도시>(해냄 펴냄)는 1998년 조제 사라마구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나온 ‘노벨상 특수’ 도서의 하나였다. 2002년 양장본으로 갈아입은 개정판이 나오는 등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베스트셀러로의 등극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2008년 11월2...
술을 나라님이 어떻게 말려제739호 개인이 자신의 뜻으로 술 마시기를 금하고자 결심하면 금주맹세요 금주선언이고, 한 집단이나 사회가 자율적으로 술 마시기를 줄이거나 금하고자 하는 의지와 풍조를 퍼뜨리면 금주운동이다. 또한 봉건사회에서 백성들에게 군주의 판단과 명령으로 술 마시기를 금하게 하는 것은 금주령이요, 근대 입헌국가에서 법률로써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음식이 전자파를 피하는 방법제739호 독자입니다. 736호 ‘안병수의 바르게 먹자’ 코너에서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라는 기사를 읽고 문명의 이기가 주는 폐해가 실로 크고 다양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런데 요즘은 전자레인지가 업그레이드돼 오븐과 그릴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나옵니다. 이런 제품의 오븐·그릴도 전자레인지처럼 문제가 …
조선 그림 가득 걸린 일본 전시장제739호 “사실… 이 전시를 꾸리려고 10년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제 전공은 아니지만, 고고한 조선의 옛 그림이 사랑스럽고 보기가 좋았습니다.” 10년! 일본의 산골 소도시 박물관의 학예사가 털어놓는 고백 속엔 결기가 맺혀 있었다. 전문가가 없어 숱한 조선시대 그림들이 일본·중국산으로 낙인찍히는 게 무엇...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마음이 있어야 슈팅!제738호 저는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건전한 시민인데요. 친구와 경기를 관람하다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슛을 보고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분석을 할 때 슈팅 몇 개, 유효 슈팅 몇 개라고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크로스바를 맞은 것은 유효 슈팅입니까, 아닙니까? 크로스바를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온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