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들이 무당과 경쟁한 이유제1482호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3년 9월12일,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결성한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행사에서 최범 공동대표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을 문제 삼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는…
마트 휴일은 아들과 데이트하는 날제1482호 이마트 부산금정점에서 일하는 정승숙(52)씨에게 일요일은 아들과 ‘데이트하는 날’이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그가 한 달에 두 번 쉬는 일요일, 장성한 스물넷 아들은 한 번씩 엄마에게 “영화 보러 가요”라고 먼저 말을 꺼낸다. 정씨는 “아들이 하라는 연애는 안 하고 엄마 꽁무니를 쫓아다닌다”고 웃지만, 아들이 안쓰...
흙 속 뼛조각 찾듯 시어를 찾아나가네제1482호 이동우 시인(사진)은 기후위기와 재난, 동물권 등에 두루 관심 갖는 시인이다. 2023년 3월10일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창비)를 출간해 제41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단체대화방 ‘한겨레21 지구를 지켜라’의 ...
‘직지-구텐베르크 성서’ 활자로드의 비밀은?제1482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권하’(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券下), ‘선광칠년정사칠월 청주목외 흥덕사 주자 인시’(宣光七年丁巳七月淸州牧外 興德寺 鑄字印施)세계가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 <직지심체요절> 하권 끝장(39장)에 나오는 글인데 풀어보면 이렇다. “(이 책은) 백운...
“헐, 이거 봤음?”…‘연애 가뭄’ 이유 드러내는 ‘나는 솔로’제1482호 2023년 올 추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최고의 화제는 추석 특선 영화도, 보궐선거도 아닌 단연 <나는 솔로>(이하 <나솔>)다. SBS PLUS·ENA 연애 프로그램 <나솔>이 ‘국민 수요 연속극’이라는 건 과장이 아니...
이야기 만드는 일, 말에 풍경을 만들어주는 일제1481호 학생들과 함께 올가을 문화탐방의 사전답사를 위해 오랜만에 전북 완주 화암사를 찾았다. 이 절에 오르는 길은 절집으로 가는 길 중 좋아하는 곳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 그리 험하지 않지만, 누구도 손대지 않은 오래된 풍경이 펼쳐진다. 절집에 오르면 “조용히 다녀가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어서 ...
영화 ‘잠’ 유재선 감독 “이런 일 있으면 재미있겠지, 한 발자국씩 나갔다”제1481호 유재선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대학교 영화 동아리 ‘몽상가들’에서다. 같은 꿈을 꾸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들어간 그곳에서 우리는 영화를 만들며 놀았다. ‘언젠가 우리 동아리에서도 칸영화제에 가는 사람이 나오겠지?’ 상상하며.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그 일은 일어났다. 정유미·이선균 주연의 영화 ...
함부로 대하는 것을 친밀함으로 여기게 된다면제1481호 이담 작가의 웹툰 <똑 닮은 딸>은 살인자로 의심되는 어머니와 그 딸에 대한 이야기다. 반전이 있는 스릴러 장르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이야기 덕에 몰입도가 높다. 이 만화의 대사는 사람의 심리와 관계에 대한 깊은 관찰을 근거로 쓰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류솔’이라는 캐릭터에게서 ...
아직도 무서워, 코로나19…같은 질병도 사람 따라 달라제1480호 드디어 걸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재유행 시기,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시작으로 나와 남편도 차례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비교적 ‘착한’ 바이러스에 걸려서 다행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가족은 고열과 심한 인후통, 계속되는 기침 등으로 혹독하게 코로나19를 앓았다. 그러나 갖가지 ...
‘마스크걸’ 어머니 마리아여, 거룩하게 부도덕하여라제1480호 *이 글은 <마스크걸>의 주요 장면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제 꿈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유치원 김모미(이하린) 어린이는 “꿈이 뭐예요?”라는 사회자의 말에 당차게 대답한다. 그러나 모미의 꿈은 모미를 미워하는 엄마에 의해 좌절된다. “그 얼굴로 가수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