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예약, 걸그룹 춤… 회사에서 맡은 일제1489호 조찬 모임. 아침 7시에 호텔 조식을 먹으며 전문가에게 세상 돌아가는 얘길 대강 듣고, 참여자 간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열리는 모임의 참석자들은 아마 다른 ‘돌봄 의무를 지고 있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또 이런 시간에 강연자를 초청한다는 건 ‘남의 돌봄 의무에 대해서도 무감’할...
바람난 바람, 그는 ‘불륜녀’이기만 한가제1489호 불륜녀 오바람이 복학했다! 아니영 작가의 작품 <그렇고 그런 바람에>(네이버웹툰, 2022년~)는 회화과를 다니다 교수 김상남과 불륜을 저지르고 휴학했던 오바람의 학교생활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바람이 바람났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바람은 다른 사람들처럼 꿈을 꾸는 평범한 ...
어디보다 책을 잘 파는 서점 진열의 비밀제1489호 대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책 없이 빠져드는 공통 품목이 있다. 연필이나 펜 같은 필기구 그리고 다이어리 등 노트, 여기에 하나를 더 꼽으라면 에코백이 아닐까. 책과 관련한 굿즈로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품목이다. 캔버스백으로 유명한 서점이라면, 미국 뉴욕 스트랜드와 영국 런던 돈트북스(Dau...
음악을 만져보았나요?제1488호 요즘 화제인 예능프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보고 댄스학원을 알아봤다. 생각보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내 몸, 내 관절. 거울 앞에서 허우적거리다보니, 다시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가 된 느낌이다. 춤을 사랑하지만, 일하느라 멀어진 나에게 댄서...
우리는 질문을 멈춰선 안 된다제1488호 세계가 크게 잘못된 것 같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은 또 다른 전쟁으로 번졌다.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3주 만에 어린이 3천여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가 전쟁을 원하는 걸까. 나치...
‘환향녀’ 되어도 살아서 좋았어제1488호 “비극적 상황에 내동댕이쳐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MBC 드라마 <연인>(금·토 9시50분, 파트1 2023년 8월4일~9월2일, 파트 2 10월13일~11월18일)을 집필한 황진영 작가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연인>은 조선...
새로운 말의 세계를 건설하는 망치, 은유제1488호 은유가 뭔지 자신 있게 답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국어 시간에 배웠던 은유의 예를 떠올려보라 하면 틀림없이 ‘내 마음은 호수’라고 말합니다. 한결같습니다. 수십 년 동안 오직 이 시구절만 떠올립니다. 국어 교육이 굳건히 잘됐다고 해야 할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저는 국어 교육,...
파타고니아·프라이탁보다 오래 입은 헌 옷제1487호 패션 커머스 앱을 켠다. 여러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묶은 기획전, 계절별 신상 옷 할인, 특정 연예인의 착장 아이템 단독 할인 등 첫 화면엔 언제나 할인 소식이 제일 먼저 보인다. 장바구니에 들어가면 몇몇 물건은 처음 담았을 때보다 가격이 더 내려갔음을 알리는 문구가 뜬다. 사지 않는 게 손해인 듯하다. ...
왜구에 약탈된 고려 불상의 주인은 일본이 맞는가?제1487호 2023년 10월26일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졌다. 고려시대인 1330년 서주(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만들어 모셔졌다가, 1527년 일본 쓰시마의 간논지(관음사)에 모셔졌고, 2012년 10월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금동관음보살좌상(이하 불상)이 과연 누구의 소유인가 하는 ...
오늘의 날씨제1487호 퇴근길 저녁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 지하철역 출구에서 사람들이 우산을 꺼내 펼칠 수 있는 것이, 옛날부터 궁금했습니다. 그날 아침 예보에는 ‘저녁부터 비’라고 돼 있곤 하지요. 저는 오늘도 아니고 ‘지금’만 사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출구에서 망설이다 그냥 뛰어나가는 쪽입니다. 날씨 확인을 잘 안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