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족 인삼을 조선이 넘보다…국경은 과연 선일까제1493호 1637년, 조선 국왕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며 신하의 예를 표했다. 1704년, 노론의 이데올로그 권상하는 스승 송시열의 유언에 따라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를 기리는 만동묘를 세웠다. 1780년, 연행사로 연경(현 베이징)을 찾은...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기다리며제1493호 적어도 내게는 이런 꿈이 있어요. 심판의 날이 와서 위대한 정복자와 법률가와 정치가들이 왕관이나 월계관을 쓰고 불멸의 대리석 위에 선명하게 그 이름이 새겨지는 보상을 받을 때, 옆구리에 책을 끼고 다가오는 우리를 보고 신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꿈이죠. “보게나, 저들에게는 달리 보상이 필요 없어....
내일의 날씨 [손바닥문학상]제1493호 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서연은 고개를 들어 홀로그램을 확인했다. 새파란 하늘은 VR 이미지였다. 천장 한가운데 떠 있는 각종 숫자가 시시각각 바뀌었다. 기록표에 온도와 습도, 공기질 수치를 옮겨 적은 서연은 미간을 구겼다. 어제 이 시각 온도보다 11도나 높았다. 이런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걸 ...
비가 그칠 때까지 [손바닥문학상]제1493호 한 달째 비가 내렸다.이슬비로 시작한 비는 가랑비가 되더니 닷새 전부터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굵어진 빗줄기는 낮이건 새벽이건 때때로 세찬 소나기로 돌변했다. 소나기가 내릴 때면 양철 지붕에서는 어릿광대가 나무로 만든 채로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극의 절정에서 양철북을 세차게 내리치는 채....
모다깃비 [손바닥문학상]제1493호 *모다깃비는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뜻한다. 1.상생의 손 위에 겨우 임시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호미곶은 이미 대부분이 물에 잠긴 뒤였다. 발 디딘 조형물 밑으로 엄마와 걷던 둘레길이, 은지와 회를 먹던 화봉수산이, 부른 배를 두드리며 걷다 정민이 합류하면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던 노상 ...
아이가 그 동화를 뽑아오면 나도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제1493호 주로 남 얘기만 해오던 <한겨레21> 기자들이 한 해를 보내며 ‘개인적인’ 올해의 ○○을 꼽아보았습니다....
라면밖에 없다면 라면을 맛있게 끓일밖에제1492호 저희 집 마당 한편에는 텃밭에서 나오는 잡초와 낙엽, 음식물을 모아 거름을 만드는 퇴비간이 있습니다. 몇 해 전에 만들었습니다. 돈 쓰는 걸 아까워하는 좀팽이인지라, 주변에서 재료를 주워다가 만들었습니다. 공사장에서 얻어온 팰릿(팔레트)과 각목, 산에서 주워온 굵은 나뭇가지, 무료 나눔으로 얻어온 방부...
아, 내 뒷목…12·12 뒤에 심박수 더 뛰게 할 일 생겨제1492호 “병준 엄마, 이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됐어요. 더 이상 숨어다니지 않아도 돼요. 당당하게….” 1980년 4월 김근태와 인재근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여러 의미의 봄이었습니다. 수배자와 수배자로 만난 둘은, 만남을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였지만 결혼으로 서로의 꿈을 지지하게 됐습니다. 아이를 낳아 ...
제가 뭐 하는 사람이냐고요? 주부인데요제1492호 “아~ 내가 뭐 하는 사람이지? 어디 보자. 청소기 돌렸고 물걸레질했고 물때 생긴 커피포트 구연산으로 씻었고 소고기 키위에 재우고… 아! 알았다. 저, 주부인데요.”임현 작가의 웹툰 <주부 육성중>(네이버 웹툰, 완결)은 초보 주부 육성중이 주부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 시대 최고 서점 CEO가 책보다 ‘사람’에 투자하는 이유제1492호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 2011년 문을 연 땡스북스는 동네책방의 원조로 불린다. 이기섭 대표는 1990년대 중후반 미국 뉴욕에서 만난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에서의 정서적 만족감을 땡스북스로 실현했다. 이 시절 신문에서 종종 ‘우리는 왜 반스앤노블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