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에 깃든 오색의 인왕산제858호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7022번이나 7212번 또는 1020번 지선버스를 탄다. 왼쪽 창가에 앉는다. 또는 선다. 중요한 건 왼쪽이다. 버스는 부암동을 향한다. 산 너머 청와대 뒷동네다. 경복고등학교를 지나 좌(左) 인왕산에 우(右) 북악산을 가른다. 그때부터 시선을 왼쪽 ...
새책 <처음 읽는 여성의 역사> 외제858호처음 읽는 여성의 역사 정현백·김정안 지음, 동녘(031-955-3006) 펴냄, 1만3천원 세상 절반의 역사, 여성의 역사를 원시시대부터 추적한다. 여성 억압의 기원과 여성의 일상적 삶과 역사를 분석했다. 고대사회의 모권제 논의, 중세의 마녀사냥, 근대 세계대전 속에서의 여성...
슬기롭게 영혼을 착취하는 노동제858호 현대의 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노동력’을 끊임없이 소모하고 소모당한다. <한겨레21> 뉴스룸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자료를 뒤적이는 기자들 역시 마감 내내 보이지 않는 노동력에 불을 지피며 기사를 생산해낸다. 기사를 쓰느라 손가락이 아프다거나, 통화를 오래해 ...
관객이 완성한 죽음의 포스터제858호 현대미술가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1957∼96)의 대표작 <무제-총기사망>(Untitled-Death by Gun·1990)은 전시장 바닥에 쌓아놓은 흑백 포스터다. 높이 114.1cm에 너비 83.6cm의 종이에 인쇄된 내용...
'우결'에 나오면 재미있을 커플은?제858호 Q.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자들이 새로 투입됐습니다. 한국방송 <해피선데이-1박2일>에는 엄태웅이,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는 양준혁이 들어갔고, 문화방송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주체와 객체를 뒤흔들다제858호 2003년 첫 인권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 이후 8년. 우익이 여전히 근육질 몸뚱어리에 대한 꿈으로 뒤척이는 동안, 추위에 떠는 사람들은 서로의 체온 덕에 인권 감수성을 훌쩍 키웠다. 인권을 택한 사람들의 숙명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하는 인권 프로젝트 ...
음악 프로듀서 ‘나잠수’의 맥북 블랙제858호 2006년, 애플은 ‘파워맥’ 시리즈로 함께했던 그동안의 파트너 모토로라와 결별한 뒤 인텔과 손을 잡고 ‘맥북’ 시리즈를 내놓았다. 맥 운영시스템(OS)만을 지원해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에 없던 기존 맥과 달리,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해 윈도로 부팅할 수 있다는 사양을 가진 맥북...
엄마와 몸으로 떠는 수다제858호 환갑을 바라보는 엄마와 서른을 넘긴 딸은 서로 닮는다. 화날 때 짓는 표정이나 무뚝뚝하게 걷는 걸음걸이가 그렇다. 막 30대 중반에 접어든 엄마와 채 열 살이 되지 않은 딸도 서로 닮았다. 팔을 하늘로 치켜들 때의 손 모양이나 뛰어갈 때 다리 모양이 그렇다. 엄마와 딸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
당신의 옷은 전쟁터제858호 강의실 문이 열리고 삭발한 남자가 들어왔다. 잡담하던 1·2학년 대학생들은 흘낏 쳐다보다 수다를 이어간다. 청바지 차림의 중년 남자는 강단에 서서 헛기침을 한다. 잡담은 그치지 않는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삭발한 남자가 옆구리에서 강의 노트를 펼친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입에서 “강의 시작합니다”…
요즘 10대의 안전한 반항제858호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등장하더니 ‘전자담배’가 교실문화의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발암성 물질이니 부작용이니 해서 일부 제품이 판매 금지되긴 했지만, 전자담배는 익숙해지면 일반 담배를 다시 피울 때 거부감이 생기기 때문에 애초에는 금연보조제 기능으로 각광을 받았다. 일반 담배와 달리 담배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