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순풍녀제905호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 데는 출산의 공포도 한몫했다. 거기, 그 좁은 곳을 찢고 커다란 아기가 나온다니 상상하기도 싫었다. 출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엄청난 공포가 밀려왔다. 어찌어찌하다 임신까지는 하게 됐으나 미처 출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진짜 내가 아기를 낳는다고? 오 마이 갓, 모든 것이 비현...
극성스런 모성과 스테이크제905호 god의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의 프랑스 버전이랄까. 로맹 가리의 자전소설 <새벽의 약속>(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어머니는 매일 정오, 소년의 앞접시에 비프스테이크를 담아준다. 13년 동안 어머니는 남편도 애인도 없이 폭군 같은 세상에서 고군분투해왔다. 그래서일까, ...
야매라도 괜찮아제905호 너는 거부할 수 없다, 이 주문. 소금은 ‘소금소금’, 후추는 ‘후추후추’, 파슬리는 ‘파슬파슬’ 뿌려댄다. 닭가슴살 대신 ‘닭찌찌’ 두 덩이를 프라이팬에 투척. 빠져든다, 너는, 이 요리에. “그러니까 퍼머겅. 두 번 퍼머겅.” 지난해 9월 말 한 포털 사이트에 이상한 요리 블로그가...
일그러진 영웅이 된 금메달리스트제905호 오해 없으시기를! 이 칼럼은 부산 사하구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치인’ 문대성에 관한 비판이 아니다. 이 나라의 평균적 시민으로서 나 또한 ‘정치인 문대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고, 그가 속한 정당의 나름의 장점과 치명적 패악도 잘 알고 있다. 또한 그가 쓴 박사학위 논문이 사실상 ‘복사학위 논문’에 불…
운동화의 위대한 탄생제905호 ‘케즈’(Keds)라는 브랜드의 운동화에 관심 갖게 된 건, 스티븐 킹의 소설 <사계> 중 여름 편인 ‘우등생’을 읽고부터다. 소설은 토드 보던이라는 소년이 유대인 학살범을 찾아가 그에게서 잔인한 홀로코스트 얘기 듣기를 즐기다가 점차 타락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복한 가정의 ...
진해군항제 등제905호낮에는 꽃처럼, 밤에는 눈처럼 4월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벚꽃축제, 제50회 진해군항제 온 도시가 벚꽃 속에 잠기는 진행군항제는 여러 벚꽃축제들 속에서도 특별하다. 군항제 기간에 진해는 밤에 피는 눈송이를 맞는 사람들로 잠들 줄 모르고 한밤에도 불을 훤하게 밝힌다. 이르게 피어 금세 지는 남쪽의 벚꽃...
새 책 홍석률의 ‘분단의 히스테리’ 등제905호 분단의 히스테리 홍석률 지음, 창비(031-955-3333) 펴냄, 2만5천원 한반도는 변덕스러운 곳이다. 연평도 포격처럼 한반도는 평온한 일상과 전쟁의 문턱이 아주 가깝다. 또한 한반도의 분단 상황은 안팎으로 여기에 관여된 여러 주체들에게 과도한 흥분, 분노, 공황 상태를 항시...
현재 스코어 대인배 인정제905호 그릇들 좀 컸으면 좋겠다. 그릇 크기가 문제인지 유머감각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보다 미국 나은 점 있다. 지금 뉴욕 농구팬들은 즐겁다. 드래프트에도 참여 못한 ‘미운 오리 새끼’가 대체멤버로 코트에 나섰다가 ‘백조’가 됐다. 게다가 그 백조가 하버드대를 나온데다 농구 못한다는 인상을 주는 100% ...
20대의 사교장, 언니들은 가라~제904호“신분증 주세요.”“아, 신분증요? 안 가져왔는데요.”“저희는 신분증 없으면 안 됩니다.” 지난 3월20일 저녁 7시30분. 서울 강남역 앞 ㅂ주점에서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곳은 1993년생부터 1984년생까지, 즉 20살부터 29살까지만 출입할 수 있다. 한국 나이로 30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