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벽 속 삶’ 탈출 비법 제943호 “이 사람의 전과 기록을 알아내면 돈 2천달러를 주겠소.” 의뢰인이 매력적인 제안을 해온다. 다른 사람들을 추적해 개인정보를 캐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스킵 트레이서’(Skip Tracer)에게 이건 일도 아니다. 동전을 많이 바꿔 인적이 드문 공중전화로 향한다. 대상자의 거주지인 사우스브...
<사라지다> 연극 외 제943호경계의 확장 혹은 허물어짐 이해성 극본·연출의 <사라지다> 신정은 여성을 사랑하고, 상강은 이혼을 고민하 고 있으며, 동지는 불륜의 사랑에 빠졌고, 말복 은 트랜스젠더이며, 청명은 우울감에 빠져들었 고, 윤주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다. 연극 <사 라지다>는 경계에 ...
첩보 성공 혹은 깊은 미안함 제943호 갈까 말까. 몇 번을 망설였다. 평소의 나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좋 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술이 있는 곳! 송년회에 왜 안 간단 말인가? 약속이 겹치지 않는 이상, 송년회를 마다해본 역사가 없다. 그런데 2012년 송년회는 완전히 달랐다. 내게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 으려 안간힘을 쓰는...
믿을 수 없이 게걸스럽지 않게 제943호얼마 전 쓴 푸드 포르노와 관련한 기사(934호 ‘그림의 떡이 나를 위 로한다’)를 보고 친구가 “이거 다 네 얘기 아니냐”고 했다. 맞다. 취재 를 하며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했고 동질감 같은 걸 느 꼈다. 음식 이야기가 쓰인 책이라면 일단 사고 본다거나 요리 블로 그를 즐겨찾기 ...
짐작과 다른 준우승 후유증 제943호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전적을 살펴봤다. 투표와 경기는 다른 점이 많지만 승자 독식의 룰이 지배한다는 점에선 유사하다. 건곤일척 싸움의 패자에겐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궁금했다. 1982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시리즈는 모두 29번 열렸다. 1985년은 삼성 라이...
이적은 짧고 승부는 길다 제943호겨울은 스포츠계에는 ‘새 출발’의 의미가 강한 계절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많은 팀이 리빌딩을 위해 분주해지고, 사령탑부터 선수들까지 대이동이 계속된다. 축구계도 예외는 아니다. 신호탄을 쏜 것은 성남. 1년 내내 팀 안팎으로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던 성남은 신태용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나자 부산의 사…
만약 내가 사라진다면 제943호이사를 취미로 한다는 말을 들으며 살았던 때가 있었다. 한곳에 정 붙이고 진득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는 정답일 수 있다. 하지만 전세살이 세입자의 삶은 시간이 되면 짐을 싸야만 하고 방랑 아닌 방랑 생활을 해야만 한다. 유학 생활에서 돌아와 몇 번 전세를 돌고 돌아 정착한 곳이 서울 홍익대 앞에서 조금...
청년의 불안은 보편적 의제다 제943호대선 이후, 48%의 집단적 상실감을 보며 문득 10년 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패배감과 무력감을 떠올려본다. 지금 못지않게 세대 대결이 극심했던 2002년 대선에서 5060세대는 힘겹게 일구어온 대한민국과 자신들의 지나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수모감마저 느꼈으리라. 상실감의...
‘아이스케키’가 일으킨 최악의 전쟁제943호텔레비전에선 너무나 웃기는 개그맨들이 실제 만나보면 조용한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만화가들도 자기 작품과는 전혀 다른 성격인 경우가 많다. <마징가Z>로 유명한 일본 만화의 거장 나가이 고(66)도 그렇다. <아톰>의 작가 데즈카 오사무가 일본 만화의 모범적인 주류의 틀을...
외로움을 비집고 들어올 타인은 없다제942호박근혜를 지지하는 친구의 엄마는 당신자식들과 함께 집 안에서 개표 방송을 보지 못하고 동지들을 찾아 밖으로 나가셨다고 한다. 그들의 축제, 소외된 노인들의 공통분모를 만나려고 광장인지, 누구네 거실인지 모를 곳으로 나가셨다고 한다. 친구는 엄마의 행동이 쓸쓸함을 달래기 위한, 혹은 그래도 자신이 옳다는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