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하나 못 팔던 남편이 달라졌어요제1420호………………………… 시골에서 서울로 올 적에 다시는 남편과 동업은 안 한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내가 남편을 끌어들여 동업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일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출근했다가 특별한 일이 없는 날, 일주일에 두어 번 같이 만나 점심을 먹고 각자 헤어져 일하러 갔습니다. 남편은 아침...
‘위조지폐’ 사건의 진실 다툰 조선 변호사 김용암제1420호 해방 이듬해인 1946년 7월29일, ‘정판사 사건’ 제1회 공판이 열렸다. 서울 시내 정동에 자리잡은 지방법원 일대에는 새벽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재판을 방청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개정 예정 시간인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군중은 수천 명에 달했다. 법원 정문(북문)과 후문(서문...
코페르니쿠스와 에테르, 그 뒤 ‘흐름’은?제1420호 양영순의 웹툰 <덴마>는, 아주 간단히 줄여보자면 인생 계획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인과율까지 조정해가며 다중우주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초거대 종교집단 태모신교에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맞서는 각양각색의 존재들이 이 방대한 우주 활극의 주인공인데,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염소 뿔을 단 ...
진심엔 경쟁상대가 없어요제1420호 요즘 내 고정수입은 월 50만원이다. 연재처 두 곳에 글 세 편을 쓰고 받는 돈이다. 33살에 참 답이 없어 보이지만, 다 계획이 있다. 여기서 쓴 글이 씨앗이 되어 더 큰 보상을 가져오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줄어드는 통장 잔고 앞에서 긴장하는데, 평소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
달걀껍데기를 왜 버려?제1420호 조금씩 철들기 시작하며 내 나름대로 정립한 소신 가운데 하나가 ‘공장에서 만든 약은 웬만해선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기 걸렸을 때처럼 의사가 내 이름으로 된 처방전을 써줘 약사가 조제한 약은 제외하고 일반의약품 따윈 안 먹는다. 인공적으로 각종 성분을 조합해 만든 공장 약에 과연 내 몸에 좋은 성분만 ...
BTS의 다음 시즌이 그려낼 화양연화제1420호 방탄소년단(BTS)이 단체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해체’나 ‘활동 종료’로 오인받아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룹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고 멤버 솔로 활동과 휴식 및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처음 알린 2022년 6월14일 ‘찐 방탄회식 #2022BTSFEST...
여성이 울거나 죽고싶어지는 마음제1420호 가끔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산다. 유독 이때만큼은 별다른 말을 보태지 않아도 점원들이 으레 ‘검은색’ 비닐봉투를 꺼내 생리대를 조심스럽게 담아준다. 마치 자동화된 절차인 것처럼. 일회용 봉투를 쓸 경우 내야 하는 환경부담금까지 면제해주는 호의(?)를 받은 적도 있다. 이 일련의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생리...
김냉·불꽃놀이, 스케일이 미친 동문 축제제1419호 S초등학교 동문회에 초대받았다. 막국숫집에 갔더니 아는 얼굴 여럿이 국수를 먹고 있었다. 웬일이시냐 인사하니 “다음주에 동문회잖아요. 놀러 와서 밥 먹고 놀다 가요” 한다. 지나다니며 학교를 본 적이 없는데, 보건소 건너편 길로 조금 들어가면 있단다. 점심 먹고 학교를 찾아가보니 아까 국숫집에서 만난 사람...
딸바보 아빠가 만든 불량청소년 퇴치기제1419호 이그노벨상(Ig Nobel)상을 아시나요? 미국 하버드대학의 <별난 연구 연보>(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에서 1991년부터 선정하는 수상작 목록으로, 세계적 권위를 지닌 노벨상에 대한 ...
예쁜 집에 살 수 있어, 집은 살 수 없지만제1419호 어느 날 방에 누워서 멍때리다가, 책장으로 쓰던 마켓비 브랜드의 3단 화이트 철제 선반이 못생겨 보였다.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국민 선반’ 상품을 베낀 버전이었다. 카피 제품인 만큼 본래 제품보다 저렴하지만 그만큼 기품이 모자랐다. 상품명부터 그렇다. 스웨덴의 광산 공원 이름을 딴 이케아의 ‘레르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