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토막 몇 개만 미리 치웠다면제1023호도시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시골살이에 우리네 여름철은 과히 친절한 시기가 아니다. 농작물을 키워내는 물과 햇볕이라는 에너지원이 담뿍 선사되는 은혜의 계절임을 익히 알지만 염천 더위에 시골의 삶은 대체로 불편 그 자체다. 덥고, 습하고, 물 것 많고, 풀은 돌아서면 한 발씩 자라 있고, 1시간만 일하면 땀이 말로...
1984인가 효율사회인가제1023호퓨얼밴드 또는 갤럭시기어를 팔목에 착용한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만보기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건강 트래킹 기술은 앱으로 연결돼 친구들끼리 하루 칼로리 소모량 경쟁을 부추길 수도 있고, 또는 180일 동안 꾸준하게 만보를 걸을 경우 건강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도 한다...
눈부셔라, 그 사랑제1023호엄마의 몸속에서 태명을 얻는다. 태어나 정식으로 이름이 등재된다. 부르기 좋게 아명을 붙인다. 하는 짓에 따라 별명이 붙는다. 뒤에서 수군거릴 때 ‘욕명’이 있다. 자기나 남이 자나 호를 짓는다. 연애를 하다보면 속닥거리는 이름이 생긴다. 결혼을 하면 애칭이 생긴다. 낙관을 찍을 요량으로 아호를 만들고 집을 지어...
침묵의 음악, 은하수 사이 나타난 새제1023호공갈빵을 씹으면,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빵이 있어야 할 곳이 비어 있는 것이다. 공갈빵의 주된 아이디어는 빵이 아닌 빵의 부재를 먹는 것이다. 데이트는 두 존재가 만나 친밀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아다치 미쓰루의 만화 〈H2〉에는 “기다리는 시간도 데이트의 일부잖아”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
‘동네 라이더’ 네덜란드 마실 가다제1023호지난주에 만났던 하와이안 멜레 트리오 ‘마푸키키’의 조태준은 이렇게 말했다. “(하와이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어요. 바쁜 것도 없고, 다들 놀러왔고. 사는 사람도 바쁘다고 해봤자 안 바쁜 거 있잖아요? 현실감이 없는데 채광은 양기로 선명한 색깔이고. 제일 웃긴 게, 소나기가 오잖아요? 저기 먹구름이...
‘멸치 똥 따기’가 다는 아닙니다만제1023호지난 6월 페이스북에 알 수 없는 내용의 티저 포스터가 떴다. “멸치 똥 따러 갈래?”라는 문구가 담긴. 당최 정체를 알 수 없는 포스터였다. 며칠 뒤, 정체가 밝혀졌다. ‘러브레이크×러브락컴퍼니’를 알리는 티저 포스터였던 것.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파블로프 등이 속한 인디레이블 러브락컴퍼니가 팬 41명과...
“1승 아닌, 1점을 응원하는 거야”제1023호눈 깜짝하니 점수는 9-0이 됐다. 7월29일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서울 목동 야구장 경기. 3회말, 한화 이글스가 수비하고 있었다. 이미 2회에 석 점을 내줬던 한화의 이태양 투수는 촉망받는 신인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명단에 이날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다. 7월9일 열린...
건설업자 김 사장과 싱크홀제1023호“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길을 잃으면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나가라”는 말이 있다. 안에서는 언제까지고 길을 찾아 뱅글뱅글 돌 수밖에 없는 이 낯선 건물은 그나마 밖에서 봐야 구조가 잡힌다는 뜻이다. DDP에서 길을 잃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 점에서만은 “DDP는 유동성과 복합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