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완전체” 김연경, 정상을 향한 독주제1031호오르지 못할 클래스에 오르려면 천운이 따라야 한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한국엔 몇 가지 기적이 있었다. 피겨스케이팅 같은 불모의 종목에서 갑자기 김연아 같은 선수가 나왔으며, 아시아 선수는 어렵다던 수영 자유형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이 등장했다. 그리고 김연경, 그녀는 지금 세계에서 배구를 가장 잘하는 여자선…
호박 깎다 피가 뚝뚝, 그래도 좋았던 이유제1030호우리 집은 봄이면 울타리 주변이나 밭둑 나무 밑에 호박을 많이 심습니다. 호박 덩굴은 어디든지 높이 올라가 주렁주렁 열매를 맺습니다. 여름내 호박볶음·된장찌개·호박잎쌈 등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어 먹고, 그대로 키워 늙은 호박도 만들고, 호박 고자리도 만들어 겨울부터 봄까지 먹습니다. 호박은 1년 양식의 ...
불면증은 병이 아니라네제1030호번역가들은 온갖 직업병에 시달린다. 가장 먼저 근골격계 질환.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니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약해진다. 원서를 내려다봤다 모니터를 올려다봤다 고개를 연신 까딱까딱하느라 목도 아프다. 한때 모니터를 두 대 쓴 적이 있는데 번역 원고가 떠 있는 주 모니터가 아니라 웹브라우저가 떠 있는 보조 모니터…
‘싸가지 없는 진보’의 반대말?제1030호“(오바마가 승리한) 2008년 대선은 장승을 깎아서 내도 민주당이 승리하게 돼 있던 선거였다. 2007년 우리나라 대선에서 온갖 의혹과 창피한 문제가 많았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오바마 정권 핵심 인물들의 “진면목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책 <부패 문화> ...
‘손’이 누락된 시대, ‘노동’을 가리키다제1030호청개구리제작소가 공동 편집한 <공공 도큐멘트 3: 다들 만들고 계십니까?>가 출간됐다. 3월 출간 예정이던 책이 많이 늦어졌고, 그사이 생각도 상황도 많이 변해 인쇄된 책을 보는 마음은 약간 오그라들고 얼굴도 살짝 화끈거린다. 온라인 서점을 보니 ‘제작문화의 정치학으로’라는 소개글이...
내 욕망의 투사, 사랑제1030호*영화 <비긴 어게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프랑스로 연수를 갔을 때 함께 수업 듣던 한국 학생들 중에 묘한 남자가 하나 있었다. 그 반의 모든 동아시아 여학생들로 하여금 저 남자는 나를 사랑한다고 믿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마침 다른 연애 중이던 나를 제외한 ...
세상은 넓고 달릴 곳은 많다제1030호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있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 그리고 어린 왕자가 골머리를 앓던 바오바브나무가 자라는 곳. 그곳에서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가 지난 8월28일~9월7일 열렸다. 아름다운 바닷가, 첫날 닥쳐온 시련 ‘트레일러닝’이란 아스팔트 ...
“친구들이랑 춤추며 살아왔어, 후회하지 않아”제1030호“친구가 없으면 이 세상은 끝이잖아.” <야간비행>의 용주가 말했다. 1994년 전북 익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촌놈인 그는 “(독립영화계에) 또래 동료가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후반 함께 독립영화를 시작한 동년배 중 일부는 독립영화를 발판 삼아 상업영화로 떠났다. 나머지 절대...
우리는 왜 이리도 우유부단한가제1030호“네가 먹는 음식이 네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더니 저녁 메뉴를 정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다. 덩치가 큰 물건은 더욱 심각하다. “당신이 사는 집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데 결국 혼자서는 이사갈 곳을 정하지 못해 온갖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원래 이것은 병이 아니었다.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증…
어른들의 색칠놀이제1030호책읽기, 영화보기, 음악듣기…. 바깥활동을 그리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 누군가 취미를 물을 때 망설이다 하는 대답이다. 이 얕은 취미의 영역에 새로운 분야가 등장했다. 색칠놀이. 어릴 때 하던 ‘색칠공부’가 다양한 유형의 밑그림에 색깔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만 ‘마음을 치유하는 색칠놀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