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들아, 뭉쳐야 산다제1031호“화려한 싱글족을 구하였으나, 그것은 작전과 같은 것이기에 어렵다.” 넷 중 한 집이 1인 가구인 시대, 경제학자 우석훈은 김수영의 시 ‘공자의 생활난’에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 불가능한 작전을 구상하는 두 권의 책이 동시에 나왔다. 싱글 시대 일본의 고민을 담은 <혼자 못 사는 것도 재주>...
탄생과 죽음이 여기 있으매제1031호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로 가는 길에 ‘정조산소’가 있었다. 유리 창문마다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 대충의 관례대로 정조/산소라 끊어 읽어보았다. 정조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내가 당시 아는 ‘산소’라고는 무덤밖에 없었다. 무덤인 줄 알았는데 탄생하는 곳일 줄이야. 인간은 조산소든 병원이든 전국 방방...
질소과자 타고 한강을 건너자제1031호얼마 전 ‘질소과자’를 풍자하기 위해 160개의 과자 봉지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넌 대학생들 얘기를 보고 많이 웃었다. 하하하! 이 얼마나 재미있는 아이디어인가. 과자 봉지에 과자는 적고 질소만 가득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일종의 ‘에어백’이라 하겠다. 물에 띄워보자! 여러 개를 이어 뗏목을 ...
얼굴을 봐야 재밌든지 말든지제1031호뮤지션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생활 패턴이 서로 다를 텐데 괜찮겠어?”라는 걱정이었다. 그 걱정, 솔직히 나도 좀 했다. 뮤지션의 삶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공연이든 녹음이든 일 자체가 저녁에 시작해 새벽 늦게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편도 전형적으로 밤에 일하...
만국의 잉문학도여!제1031호딩띠디 디디딩 띠디디딩. “안녕하세요? <한겨레21>인데요, 원고를 좀 부탁드리려고요.” “예? 무슨….” “저희가 새로운 연재 꼭지로 ‘탈덕열전’이란 기획을 했는데요….” 헉! ‘탈덕’이라니. 우리 세계에서 탈덕이란 피터팬의 여친 웬디가 엄마가 되는 것이요, 반코트 내기 농구를 ...
한글나라에 떨어진 핵폭탄들제1031호“오늘도 대한민국에서는 한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냉전, 즉 저 밑바닥에서 적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며 싸우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아니라 우리 눈앞에서 열띤 전투가 벌어지는 열전 중이다. 한글전쟁은 그 본질이 문자 전쟁이요, 문화 전쟁이다.” 한글날을 맞아 출간된 <한글전쟁>(김흥식 ...
로커의 꼬장, 아직 살아 있다제1031호전인권은 한 시대의 우상이었다. 그가 1985년 들국화 1집을 발표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본격 등장했을 때부터 그의 노래는 노래 이상이었다. 그의 노래는 그 시절 청춘이었던 모든 이들의 열망과 절규를 대변했다. 그들의 영혼에 새겨진 전인권의 노래는 청춘의 BGM이었을 뿐만 아니라 청춘의 일부가 되었다. 기성...
그녀들의 도시는 정말 달콤할까?제1031호‘달콤한’ 제목, 그것은 함정 아마도 ‘달콤한’ 그 제목에 이끌려 채널을 맞춘 사람들이 제법 있으리라. 또 그 때문에 달아난 사람도 없지는 않을 거다. 에일리와 연예인 친구들의 미국 뉴욕 생활을 그린 <도시의 법칙>의 뒤를 이은 프로그램이라 그런 편견은 더 강했다. 그런데 함정이었...
“배구 완전체” 김연경, 정상을 향한 독주제1031호오르지 못할 클래스에 오르려면 천운이 따라야 한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한국엔 몇 가지 기적이 있었다. 피겨스케이팅 같은 불모의 종목에서 갑자기 김연아 같은 선수가 나왔으며, 아시아 선수는 어렵다던 수영 자유형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이 등장했다. 그리고 김연경, 그녀는 지금 세계에서 배구를 가장 잘하는 여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