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도 덜 미안할 것 같던 뽕나무의 부활제1035호앉아서 쉴 그늘도 만들고 오디가 열리면 따 먹으려고 텃밭 구석에 뽕나무를 심어놓은 것이 한 10여 년 되었다. 열리라는 오디는 시원치 않고 밭이 걸어서 그런지 굵은 뿌리만 ‘이소룡’ 근육처럼 드러나고 잎 크기가 내 손바닥보다 넓어지면서 가지도 한정 없이 뻗쳐댔다. 누에를 치는 것도 아니고 서리 한 번 내리면 우수…
갈등과 진실성 그리고 관객제1035호나는 케빈 스페이시(사진)의 팬이다. 그는 배우이자 동시에 멋진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9월8일 스페이시는 전세계 50개국에서 모인 약 2600명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스토리’란 무엇인지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스페이시는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의 핵심...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제1035호유전학자 윌리엄 뮤어는 생산성이 높은 암탉은 어떻게 길러지는지 실험한 일이 있다. 한 우리엔 생산성이 높은 암탉들을 자유롭게 놓아두고 다른 우리에는 여러 집단에서 그중 가장 알을 잘 낳는 닭들만 골라 채웠다. 여섯 세대가 지난 뒤에 보니 자유로운 무리는 여전히 포동포동한 닭들로 붐비고 우리엔 언제나 달걀이 꽉…
‘노동 야만’의 시대 노동법은 답하라제1035호캐디노조 설립신고 행정소송, 병원노련 합법성 쟁취 사건, 국제노동기구(ILO) 공대위 전국노동자대회 사건, 현대전자 채용 내정 취소 사건,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해고 투쟁, 콜트·콜텍 해고 사건, 경기대 기간제·파견근로 해고 사건…. 27년간 노동 전문 변호사로 자리를 지켜온 김선수씨가 쓴 ...
베스트 해설위원-캐스터 커플제1035호“아 저거 왜 저러죠, 저 저거…” 야구는 해석의 게임이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경기 진행 속에 수많은 작전이 오가고, 인필드 플라이, 보크처럼 복잡한 규칙도 많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보니 관람자의 이해도도 높아, 투수의 구질에 대해서도 직구·변화구 식으로만 설명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당신의 고통을 해명할 힌트제1035호인간은 스스로를 해명하는 데 평생을 바친다. 스스로를 해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은 긴 여운을 남긴다. 나는 나를 충분히 해명하지 못해 나와 비슷한 상황/고통을 겪는 이의 말에 귀를 세운다. 이런 공감은 정신과 의사의 상담보다 효험이 좋다. 게다가 싸다. 특히 ‘타자’라고 불리는 ‘아웃’된 존재들은 고통을 ...
내 사랑은 뭘로 재나제1035호우리나라에선 많은 경우 미터법을 쓰지만 허리 둘레는 인치로 잰다. 인치는 원래 엄지손가락의 너비에서 비롯되었다. 인치의 12배인 피트는 발 길이가 기원이다. 피트는 야드의 3분의 1인데, 야드는 한 팔을 뻗었을 때 코끝에서 엄지손가락까지의 길이다. 옛날에는 측정할 때 몸을 많이 사용했다. 몇 뼘, 몇 ...
그곳 세상은 소란하기 짝이 없더군제1035호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만세. 나이는 만 3살. 서울에서 태어났다. 하루 20시간의 소중한 수면 시간을 쪼개서 내가 왜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앉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게으른 집주인 때문이라고 하겠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는 맡기지 못할지언정(잉? 뭔가 틀린 비유 같지만 넘어가자, 처음이니까) 제 할 일을 ...
그를 이해해야 알 수 있는 ‘90년대 아이들’제1035호웹진 <웨이브> 후배들과 저녁을 먹고 있었다. 알림 설정을 해둔 뉴스 앱이 속보를 전송했다. ‘신해철 사망’이란 제목. 함께 있던 후배들도 말이 없었다. 심란하긴 했지만 심각한 건 아니었다. 그들과 헤어지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