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함 없이 완벽함도 없다제1039호“May I speak to Fuzon Chung?” “Hold on, please.” 2008년에 크레이그 벤터 자서전 <게놈의 기적>(추수밭·2009)을 번역할 때의 일이다. 149쪽에서 크레이그 벤터가 아드레날린 수용...
진짜 나쁜 녀석은 누구인가?제1039호지옥의 개를 끌어낸, 바로 그놈 <홍길동> <임꺽정> 시절부터 탐관오리보다 도적떼가 낫다는 생각은 대중의 환상을 자극했다. 그래도 이들은 불법이나 무허가의 존재이지, 보편적 도덕에 어긋나는 자들은 아니었다. 하나 20세기 들어 <루팡 3세>...
‘진지’보다 ‘재미’ 결국 만화 아닙니까!제1039호만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직접 만화를 그려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직 의사가 만화를 그리거나, 혹은 의사가 만화를 그리다 아예 직업을 만화 쪽으로 바꿨다면? 지난 11월26일 만화를 그리는 의사 만화가 3명을 동시에 만났다. 서로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그들도 10년 만에 모인다고 했다. 정민석 ...
스카프는 화려하고 당신은 용감하다제1039호이탈리아 남자 패션이라는 게 세상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스카프를 매는 남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스카프는 멋 좀 내고 싶은 남자들에게 꽤 유용한 아이템이다. 코트나 재킷 속에 그냥 축 늘어뜨려 매기만 해도 바깥으로 드러나는 센스가 엿보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스카프는 남자에게 허용되는 몇 안 되는 액세서리 중 하…
전자 쓰레기가 파도에 뒹구는 마을제1038호도무지 실용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퍼스널’ 컴퓨터의 용도를 발견하게 한 건 테트리스 게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테트리스는 그 시대의 ‘킬러 앱’이었다. 어쨌든 이 걸출한 게임 덕분에 잠결에도 떨어지는 테트리스 조각을 받으려 컴퓨터를 켜는 중독적 쓸모를 발견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워드도 작성하고, 전자…
통합 뉴스룸의 늙은 미래제1038호볼프강 블라우(사진). 고백하건대 내게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이다. 블라우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정치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그 경험으로 그는 독일 시사주간지 <차이트> 온라인판 편집장으로 발탁되었...
배추밑동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제1038호입동 전에 무를 뽑아 김장할 것은 밭에 고랑을 대강 파서 슬쩍 묻어놓고 거적으로 덮어놓습니다. 겨울 날 것은 구덩이를 깊고 넓게 파고 무를 다듬어 차곡차곡 세웁니다. 구덩이 한 자 정도까지 띄워 무를 채우고 구덩이 주위로 큰 나무 토막을 놓고 중간에 긴 막대기를 건너지르고 튼튼한 막대기를 중심으로 하여...
사랑과 집착의 분리불안제1038호지금은 유부남이 되어 저 멀리 아득히 꺼져버린 첫사랑 오빠와 연애하던 시절, 나는 정말 답 없는 집착녀였다. 당시 그와 우리 집 사이의 거리는 차로 40분 정도, 나를 데려다주고 가던 그때가 밤 11시였으니, 아마 더 빨리 도착했을 거다. (그래, 사실 난 이게 문제다. 뭘 분 단위로 연락이 ...
할머니에게 배우는 ‘인생의 걸음마’제1038호‘꿈꾸는 할멈’ 김옥란(62)씨는 환갑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꿈꾸는 할멈’은 할멈이 직접 지은 블로그 이름이다. 요리선생으로 살아온 지 30년. 1만 개의 레시피가 관리를 맡긴 사람의 연락 두절로 다 사라졌다. 60여 년의 세월을 살아온 할멈은 화내는 건 뒷전이고 그 레시피를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에 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