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결코 좋은 프로듀서가 아니다제1062호오랜 시간 동안 윤종신의 음악을 들어왔다. 그는 좋은 가수였고 동시에 좋은 작사가였으며 또 좋은 작곡가였다. 그저 미성의 객원 보컬리스트로 출발했던 그는 부단한 노력을 거쳐 언제부턴가 자신의 음악은 물론이고 남의 음악까지 책임지는 음악감독이 됐다. 윤종신이란 이름이 이제 예능인이란 직함에 더 잘 어울리는 시…
진짜 하드코어 액션이 시작됐다제1062호아직 5월이지만 개인적으로 꼽는 올해의 액션신 1위는 이미 2월에 나왔다. KBS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등장한 강순옥 여사(김혜자)의 버선발 하이킥 장면이다. 사실 역대 가장 대담한 여성 액션신 중 하나라 봐도 좋다. 노년 여성, 우아한 한복, 김혜자의 조합이 빚어내는...
오늘 하루도 무사했는지제1062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친구여, 오늘 하루도 무사했는지… 비가 내릴 것만 같은 밤이면 네가 꼭 생각난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게 언제였더라. 온화한 바람이 거세고 길었던 어떤 계절을 조금씩 밀고 들어오기 시작할 때, 아마도 두 해 전 봄이었던 것 같다. 온통 회갈색이던 풀숲에 조금씩 초록의 기운이 ...
빛나는 푸른 미나리, 처절한 몸값제1062호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서리 견뎌낸 시금치에 봄볕이 내려앉자 단단한 줄기를 밀어올리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우리가 시금치라 부르는 푸른 잎은 시금치의 어린 싹이거나 늙은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져 아이로 죽음을 맞는 벤자민 버튼 같은 존재들이다. 이제 막 싹을 틔운 어린 섬초는 모진 추위를 견뎌내느라 늙…
“밥 걱정 안 해도 되니 식당이 좋았어요”제1062호가출을 했다. “돈을 벌어야 되겠다” 싶었다. 형이 양식 주방장이었는데 본 가락이 있어 레스토랑으로 아르바이트를 갔다. 나이는 속였다. 레스토랑에 선생님이 밥 먹으러 오는 바람에 집으로 끌려왔다. 다시 가출을 했다. 좀 멀리로 갔다. 장항으로. 너무 힘들어 주방은 싫었다. 주방보조가 한 명 비어 머리 채우러 ...
그렇게 뜻밖의 인생이 펼쳐졌다제1062호고백하자면, 1990년대 <한겨레> 고종석 기자의 팬이었다. 20대 초반 읽은 그의 문학저널은 신세계로 보였다. 그가 문학비평가 시리즈를 연재한 적이 있었는데, 어찌나 감탄하며 읽었던지 난생처음 가위로 잘라 스크랩을 해놓았다. 고 김현, 김윤식, 백낙청, 최원식 등으로 이어지는...
내비에 행복을 찍고제1062호연애는 초창기 내비게이션과 닮은 구석이 있다. 내비게이션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어설픈 모습을 기억하는가? 물론 서로 다른 인생의 항로를 가는 사람들끼리 각자의 이해와 기대를 절충해가는 과정이 무릇 그처럼 좌충우돌에 결함투성이기는 하다. 그런데도 굳이 연애를 든 이유는 뭔가 좀더 격렬하고 압축적이며…
‘피로 연구자’의 사회개혁제1062호1883년 겨울, 이탈리아 토리노. 토리노대학의 한 실험실 풍경은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30대 중반의 교수는 본디 자연현상의 이치를 탐구하던 물리학자였다. 토리노 출신인 그의 이름은 안젤로 모소(Angelo Mosso). 실험실엔 나무판자와 가죽, 금속덩어리 등이 이리저리 나뒹굴었...
배달왕국의 판제1062호 판은 중국집 배달원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집을 나와 중국집에 딸린 방 한 칸에서 먹고 잔다. 몇 년간 꾸준히 돈을 모아 동네에 치킨집 하나를 차릴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판은 화교인 사장님의 진지한 창업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제 이 나라는 중국집보단 치킨집이 ...
<강바람에 음악을 실어> 등 문화 단신제1061호강바람에 음악을 실어 5월23~24일 난지한강공원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5’ 열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음악이 섞여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5’가 5월23~24일 서울 난지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YB, 시나위(with 김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