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튠제1065호튠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일한다. 주로 컴퓨터 부품들을 조립해주거나 수리하는 일을 한다. 직원은 주인과 튠 둘이다. 손님이 없을 때는 구석에 앉아 중고 모니터를 닦는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용산까지 찾아오는 고객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짖을 일이 없는 경비견처럼 튠은 ...
쪽배로 태평양을 건널 생각이다제1065호요즘 나는 배를 몰고 태평양이나 대서양 건너 지구 반대편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이유는 이따가 말하겠다. 처음부터 미쳤단 소리 듣기 싫은데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같이 가자는 것도 아닌데 저 통장에서 돈 빠져나갈 것처럼 달려들어 뜯어말리니까. 인류 최초 배는 통나무, 못할 건 ...
우리 아이는 ‘가방모찌’였다제1065호우리 아이는 내성적인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아이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 새로운 친구들을 대할 때 쑥스러워하고, 친구들이 놀고 있으면 쉽게 섞이지 못해 주변을 빙빙 돌곤 한다. 만 2살 무렵부터 기관에 맡겨진 우리 아이가 5살 무렵 단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되면서 사회생활 서바이벌이 시작...
<의자를 신고 달리는/처음엔 삐딱하게>등 신간 안내제1064호 의자를 신고 달리는/ 처음엔 삐딱하게 강성은 외 지음, 창비 펴냄, 각 권 8500원 동시 ‘학교 가기 싫은 날’ 사태 뒤 알아차린 것은 소년·소녀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열다섯엔 열다섯의 노래가 있고 열여덟엔 열여덟의 노래가 있다”는 기치 아래 창비가 ...
달까지 날아간 새제1064호붉은가슴도요는 봄과 여름만을 산다. 매년 10~2월은 아르헨티나 최남단 리오그란데 해변에서 지낸다. 남반구인 그곳의 계절은 여름. 남반구에 가을이 오면 북반구로 여름을 찾아간다. 3~6월 아르헨티나에서 캐나다 북극권까지 여행한다. 6월 북극에는 여름이 오고 있다. 극지방의 가공할 추위를 피하기 위해 ...
일본은 어떻게 위스키 강국이 되었나제1064호지난해 벽두에 세계 주류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짐빔과 메이커스마크, 캐나디안클럽 등 유수의 브랜드를 자랑하는 미국의 주류회사 빔 그룹이 일본의 산토리 위스키로 160억달러에 넘어갔다는 뉴스가 발표된 것이다. 스코틀랜드에 보모어, 글렌갤리오크 등 두 증류소를 확보하며 교두보를 구축했던 산토리는 빔의 매수를 통…
좋은 책은 좋은 관계에서 나온다제1064호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한창이던 1986년,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사진가 디디에 르페브르에게 아프가니스탄 의료봉사자들의 활동을 사진으로 담아달라는 요청을 했고, 그는 ‘망설임 없이’ 짐을 꾸렸다. 3개월간의 험난했던 여정을 마치고 그의 손에 남게 된 필름 130통. 그중 여섯 장은 프랑스 주요...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그 한마디제1064호시인은 첫키스를 날카로운 추억이라 표현했지만, 연애의 모든 순간 가운데 가장 날카로운 추억은 바로 이별의 순간이 아닐까. 가장 최악이라는 ‘잠수 이별’부터 너를 너무 사랑하기에 보내준다는 개수작까지. 우리는 숱한 이별의 순간을 지나며 그 날카로움들을 견뎌왔다. 이제는 ‘아름다운 이별’이란 말 자체가 소리 …
‘황금귀’여, 믿습니까?제1064호 얼마 전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퍼진 사진이 있다. 음반 녹음의 믹싱과 마스터링을 여자의 화장에 빗대 설명한 사진이었다. 말미에 하나의 사진이 더 붙어 있었다. 완벽하게 화장(마스터링)한 여자의 얼굴을 흐릿하게 처리한 뒤 그것을 ‘MP3’라 이름 붙였다. 많은 이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며 그 사진에 공감했…
밉지가 않다, 그녀의 자화자찬제1064호“돌아온 90년대 TV 스타”. 얼마 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새 출연자로 합류한 홍진경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에 <별에서 온 그대>나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로 알려졌지만 1993년 슈퍼모델 베스트포즈상을 수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