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구석 전자음악 리스너입니다제1068호‘mdm’ 이라는 월간지가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음악잡지 가운데 요즘 말로 하면 가장 ‘힙’한 잡지였다. 기존 음악지들이 록 중심의 음악을 다뤘다면 ‘mdm’은 힙합, 일렉트로닉, 펑크(funk) 등 더 넓고 다양한 음악을 소개했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 음악 필자가 아닌 젊고 새로...
요 정도는 사~악해야쥬, 안 그래유?제1068호올해 상반기 최고의 예능 캐릭터 둘을 꼽으라면 단연 ‘차줌마’와 ‘백주부’다. 전자는 tvN <삼시세끼-어촌편> 속 극한 환경에서 신들린 요리 솜씨로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낸 배우 차승원, 후자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개인 방송을 비롯한 여러 요리 ...
언제 흑인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을까제1068호몇 년 전, 영국 런던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봤다. 극 중 빌리(제이미 벨)가 심사위원 앞에서 춤을 출 때 몸에 전기가 흐른다는 소감을 말하는 대목에서 많은 관객이 감동을 받았다. ‘그 장면이 어떻게 무대에 구현됐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극장에 앉았다. 막이 오른 뒤, 빌리가 등장...
내일의 통증엔 내일의 에너지가제1068호팔이 부러졌었다. 나무토막이 부러지듯 그렇게 살 속에서 부러진 뼈가 뒤틀려 피부가 불룩 튀어나왔다. 부러진 팔을 들어올리자 몸과 분리된 살과 뼈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필역하듯 아래로 휘어졌다. 부러진 뼈가 다시 한번 어긋나며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부러졌어도 여전히 내 몸이고 내 뼈인 모…
대출상담사 융제1068호융은 대출상담회사에서 전화받는 일을 한다. 하루에도 수백 명씩 은행 문턱을 못 넘는 사람들이 융이 근무하는 제2금융사에 전화를 걸어온다. 제2금융은 빚을 빛으로 바꾸어주는 곳이다. “사람들은 제2금융은 믿을 게 못 된다고 말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예요. 하루 200만 명이 우리 덕에 목숨을 건지는걸요....
문학의 에이스?제1068호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가 주최한 ‘최근의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라는 제목의 토론회에 참여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그날 나를 비롯한 참여자들은 수많은 방송 카메라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발표에 나선 평론가들은 신경숙 작가의 소설들에 내재한 표절의 흔적을 추적…
이놈의 지긋지긋한 빚!제1068호‘봉고차 생활자’가 있다. 재학 중인 백인 학생들의 평균 가구 수입이 23만달러에 이른다는 듀크대의 주차장에 이 봉고차는 주차하고 있다. 봉고차 생활자의 첫 번째 원칙은 “봉고차 거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였고, 두 번째 원칙도 “봉고차 거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였다. 어느 날 창작 강의 ...
문단의 15년 ‘아몰랑’제1068호 약 100년간의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지금처럼 한국문학이 주목받은 적이 있었던가 싶다. 비록 문학인들이 단체로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강한 ‘꿀벙어리스’에 걸린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그런데 표절이 작가 개인의 윤리 문제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이번 경우에는 ...
신경숙, 잘못 만져 자꾸 덧나는 상처제1068호문학은 ‘관념의 체조’가 아니다. 1973년에 쓰인 글이 있다. “문학에 대한 경멸과 백수(白手)에 대한 조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깊어져가고 있어 보이는 지금, 인간 정신의 가장 치열한 작업장인 문학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귀중한 자기 각성의 몸부림이다. 문학이 없는 시대는 ...
100년의 기록 등 신간 소식제1067호 100년의 기록 버나드 루이스 지음, 서정민 옮김, 시공사 펴냄, 2만5천원 영국 태생의 중동 연구가 버나드 루이스는 1916년생이다. 백수가 된 그가 자신의 삶과 업적을 돌아본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히브리어·아랍어·터키어 등을 익히고 학문적 업적을 쌓다 1982년 미국 국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