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지불유예’의 시간들제1071호지난해 번역된 <마음>에서 처음으로 ‘소설’을 써보았던 재일동포 지식인 강상중 교수가 이번에는 소설과 에세이가 결합된 또 다른 형식 실험을 선보였다. 일본에서 지난해 나온 신간 <마음의 힘>은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과 독일 작가 토마...
겁내지 말고 읽자제1071호21세기 들어 만큼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 책이 있을까. 하도 많은 논자들이 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지 않고 지나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공식은 딱 세 가지 읽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같은 분석 틀을 시대를 달리하며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문과 개념 설명...
아, ‘낀 나라’ 조선이여제1071호<책중일록>은 조선이 누르하치의 후금을 선제공격했다가 대패한 ‘심하(深河) 전투’ 당시, 원수 강홍립의 종사관으로 출병했던 문인 이민환이 남긴 전쟁일기이자 포로수기다. 광해군 11년인 1619년 2월, 조선은 명나라의 요청으로 1만3천 명의 군사를 보내 후금의 수도 허투알라를 공격했으...
듬직하다, ‘김사인표 서정’제1071호김사인의 세 번째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는 한국 서정시가 도달한 한 고갯마루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 시집 첫머리에 실린 시 ‘달팽이’의 구절처럼 “한없이 느린 배밀이로/ 오래오래 (…)/ (…)/ 더듬더듬/ 먼 길을” 간 끝에 이른 지점이어서 더욱 귀하고 반갑다. “마...
응급의학도 궁제1071호응급의학도 궁은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다.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일을 한다. 응급실은 24시간 365일 쉬지 않는다. 응급실에서 일하면 그 근처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과 사고, 범죄 같은 일을 거의 다 경험한다. 응급의사는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직업 중 하나이며 인간의 가장 나약...
수중 환상도, 그 속을 거닐다제1071호 2009년 사진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 1회차 요트 웨딩 화보 촬영 미션에서 카메라를 들고 한강에 뛰어들어 찍은 사진으로 우승했다. 2회차는 수중모델 촬영 미션이었다. 수중 스튜디오에 배경 천을 깔고, 외부 조명을 설치한 뒤, 패션모델에게 드레스를 입혀 물속에서 ...
고마워, ‘완전 까묵’한 그대!제1071호*<인사이드 아웃>에 관한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 여름을 맞아 나만의 상반기 결산을 해보자면, <인사이드 아웃>은 <나이트 크롤러>를 제치고 최고의 영화 자리에 오를 것 같다. 머릿속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 <...
씌인 것은 귀신이 아니라...제1071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딱 그것만 보이나니. <오 나의 귀신님>을 기다리며, 누군가는 잘생긴 스타 셰프와 천방지축 요리 보조의 쿡드라마를 기대했을 것이다. 열대야의 여름이니 귀신 들린 여주인공의 심령 드라마가 좋겠다고 여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결국...
빅토리아 시대에서 온 연민제1071호<예루살렘>(Jerusalem)이란 곡이 있다. 민요 같기도 하고 찬송가 같기도 한, 오랫동안 영국인들의 애창곡이었고 영국의 각종 국가적 행사에도 즐겨 사용되어 온 노래다. 영국인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이 곡의 가사는 사실 18세기의 문제적 문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
“이게 낮에도 맘대로 수영할 수 있는 옷이야”제1071호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우박이 쏟아지더니 익지도 않은 과일들을 땅에 쏟아놓았습니다. 자라는 곡식을 망쳐놓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파란 하늘에 날씨는 더워졌습니다. 숙자네 탐스럽던 고얏(자두)이 땅이 시퍼렇게 떨어졌습니다. 고얏나무가 허퉁해졌습니다. 너무 아까워서 주워 모았지만 이제 겨우 꽃매자리 면한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