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괴물이 산다제1108호 의학은 인간이라는 동일한 종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괴물 같은 존재를 ‘뇌과학’이라는 분류법으로 이해하기 위해 애써왔다. 살인 등 중범죄자나 피의자 가운데 3분의 2가 전두엽 비정상이라는 연구도 있고 편도체가 손상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다. 사이코패스라는 ‘외계인’을 궁금…
이성당 빵보다 개떡제1108호 매일 아침 출근길에 전주 모래내시장을 지난다. 언제나 이른 아침이면 시장통 상인들은 문을 열고 장사 준비를 한다. 한겨울 7시30분께는 어둑한 새벽녘이라 공판장에서 물건을 떼다 파는 어물전과 채소가게 사람들만 부연 입김을 뿜어내며 수선거리지만 날 풀리고 해 길어진 4월의 7시30분께는 훤하게 날 밝은...
미역을 두르고 오빠가 돌아왔다제1108호 농사가 시작되는 이른 봄입니다. 밭에서 일하시던 어머니가 어둑어둑할 때에 수제비나 끓여먹어야 하겠다고 물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원훈련 갔던 작은오빠가 한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그냥 온 것이 아니라 파랗고 올이 길고 잘생긴 미역을 한 아름 메고 왔습니다. 우물집댁이랑 친척 아주머니가 이 집 아들...
심야영화관에서의 데자뷔제1108호밤 12시40분에 영화 <하이-라이즈>를 보러 갔다. 평일 심야 시간,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는 영화의 상영관에는 관객이 많이 없었다. 혼자 온 여자 관객을 봤다. 그 여자는 후드티셔츠의 모자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앉아 지루한 표정으로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득 예전에 ...
시어머니 같은 엄마가 되련다제1108호남편이 남자친구이던 시절 그의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 생각을 굳혔다.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고. 아들의 여자친구를 처음 보는 눈빛에는 호기심과 함께 애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의 어머니가 좋았다. 결혼하고 본격적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묶이면서 시어머니가 더 좋아졌다. 지난해 모성애에 대해 솔직...
‘모냥’ 빠져도 그냥 맘껏 휘둘러라제1108호 야구 중계를 볼 때, 흔히 듣는 말 가운데 ‘컨택 능력’이란 게 있다. ‘용규 놀이’로 대변되기도 하는 컨택 능력이란 간단히 말해 공에 방망이를 맞추는 능력이다. 사회인 야구를 처음 하는, 그러나 왕년에 운동 좀 했다고 믿는 아저씨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 가운데 ‘방망이는 좀 친다’가 있다. 한평생 이가...
산낙지 사무엘도 반한 남자제1108호 “어떤 나라든 공짜 과자를 보내주면 그곳을 찾아가야 한다.” 미국 TBS 토크쇼 <코넌쇼>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사진 가운데)은 소신을 지켰다. 한국 학생이 유튜브로 그의 쇼를 보고 팬이 되었다. 수능 답안지에 빼곡히 편지를 쓰고, 한국산 과자를 잔뜩 담아 보냈다. 오브...
로맨스 판타지의 ‘태양’이었지 말입니다제1108호 KBS <태양의 후예>가 애초 SBS 편성을 고려하던 작품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드라마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시작으로 근래의 <상속자들>까지, 김은숙 작가 흥행 불패 신화의 중심에는 늘 SBS가 있었기에 신작 역시...
누가 혜공왕을 시해했을까제1108호 연재&#160;순서 ① 진성여왕의 몰락 ② 나라이름 ‘대한민국’과 동북공정 ③ 무신정변 이후의 혼란 ④ 영웅이 아니라 나라가 이겼다 ⑤ 누가 혜공왕을 시해했을까 * 링크를 클릭하시면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제1108호한 남자가 있다. 안수찬 편집장이다. 40대 중반인데, ‘돼지바’는 알지만 ‘폴라포’는 모른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초반 엇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 제품 가운데 어느 하나를 모르는 게 가능할까. 가능하리라.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선구자 앨런 튜링(1912~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