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한 대피소제1120호 건축은 무엇인가. 공간을 다루는 기술이다. 공간은 무엇인가.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이다. 그렇다면 건축은,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드러내주는 바로미터일 수밖에 없다. 건축이 삶의 방식과 태도를 드러내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세계화는 난민을 생산하는 기제다. 난민은 세계화의 부작...
집 나가 성공한 포켓몬제1121호 1996년 게임으로 처음 등장한 <포켓몬스터>는 만화와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으로 확장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로 꼭 스무 살. 청년 포켓몬이 닌텐도를 수렁에서 건져올리고 있다. 닌텐도는 1889년 화투 제조사로 문을 열었다.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과 ...
싸움을 증언하는 눈제1120호 말보다 사진으로 말하는 게 더 편할 세 사람이었다. 첫 번째 사진가 박승화 기자는 학생 때부터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 <한겨레21> 사진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사진집 <싸움>을 발간했다. 1989년부터 거리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았다. 두 번째 사진...
파도처럼 하면 되겠군제1120호 내가 시간이 없으면 시간도 내가 없다. 유한한 삶에서, 그런 식으로 나는 없어져간다. 버림받을까봐 내가 나를 버리는 실수를 한다. 준비에 준비만 하다 가버리는 삶이 허다하다. 정작 행복엔 준비가 필요 없는데. 한창훈의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한겨레출판 펴냄)는 행복이란 ...
생사의 조건제1119호 “어, 우리 아빠 도시락이다.” 아이는 사각형 도시락을 알아차렸다. 식당에 앉아 식사할 시간이 없어 다음 수리할 곳 가기 전, 차 안에서 까먹었던 도시락. 깨끗이 비우고 밥통과 반찬통을 헹궈놓은 뒤 박카스 한 병을 남겨둔 도시락. 상복 입은 아들은 알아보았다.( @pictureinblue...
처음 만난 사랑제1119호 며칠 전부터 아이가 아팠다. 열이 38도가 넘어 어린이집에서 조퇴하고 해열제를 먹였다. 장염이라고 했다. 평소 활기차던 아이는 잘 놀다가도 자꾸 까라졌다. 며칠이 지나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열은 내렸지만 설사는 계속됐다. 새벽 2시. 아이 옆에서 설핏 잠이 들었다가 뒤척임에 눈을 떴다...
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 되고제1119호 폴크스바겐이 지난 6월28일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미국 소비자와 정부에 147억달러(약 17조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은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배기가스를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 환경 규제를 피한 뒤, 실제 도로 주행 때는 이 소프트웨어를 끄는 수법...
뒤를 돌아봐요 잘 가고 있어요제1119호 “언젠가부터 나를 점점 잃어가는 느낌이 들어. 돌이켜보면 매 순간 스스로 선택한 일인데 그게 맞는 길인지 모르겠고, 지금도 그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가 그런 고민을 털어놓다니 의외였다. 음악 일을 하며 편한 길을...
말 같은 말 해주길 바랬어제1119호 “비가 그쳐도 희끄므레죽죽한 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건지/ 저거는 뭔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쿵! 하고 찧을 거 같은데” 장기하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노래 <싸구려 커피>의 한 구절. 가사만 읽어도 그 ...
유리 천장 부수고 나온 만능 소녀제1119호 현재 예능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이제 막 데뷔 2개월 된 신인 걸그룹 멤버 김세정이다. KBS 금요일 예능프로 <어서옵쇼>를 진행한다. 첫 방송 때만 해도 ‘생방 요정’이라는 호칭 아래 미소 띤 얼굴로 대본을 읽는 역할이 전부였던 김세정은 회를 거듭할수록 무섭게 성장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