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발걸음으로 나무 산책제1128호 올해 유난히도 긴 무더위는 하루아침에 가버리고 성큼 가을에 들어섰다. 훌쩍 높아진 가을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어딘가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곳이다. 어디서나 부대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하철을 타도 거리를 걸어도 자동차를 타도 항상...
11년째 히트다 히트제1128호결혼 7년차. 일주일을 닫는 ‘의식’은 언제나 같다.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의 행동으로 부모의 참을성을 ‘무한’ 경신시키는 두 사내아이들의 ‘도전’이 끝나는 일요일 밤, 우리 부부는 조용히 의식을 준비한다. 북어포를 굽고, 간장에 청양고추와 참기름을 섞는다. 이 순간을 위해 차게 마련해둔, 만원에 4캔 하는...
문화까지 지배하라제1128호 이승만은 할리우드 영화 마니아였다. 개봉된 미국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보았지만 인디언을 학살하는 비인도적 장면 때문에 서부극만은 보지 않았다고 한다. 경무대(지금의 청와대)에 초청된 여배우에게서 영화계의 어려움을 전해듣고는 당장 국산영화 면세 조치를 단행할 정도로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박정희는 트로트 ...
<황해문화 2016 가을호> 외 신간 안내제1128호 황해문화 2016 가을호 새얼문화재단 펴냄, 9천원 내년이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이다. 특집으로 ‘중국과 비(非)중국: 타이완과 홍콩 다시보기’를 실었다. 총론 형식의 대담과 글 4편 모두 주목할 만하다. 기획 좌담으로 마련된 ‘‘전쟁 민주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도 눈길을 ...
열 살의 벽제1128호 조일연 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지 9년쯤 됐다. 그는 농아인(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충북 충주 성심학교 교감을 지냈다. 대학 때 특수교육을 전공한 조 선생님은 1983년 이 학교에 부임해 24년10개월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14년 전 “야구부를 만듭니다” 그는 학교에서 교감이자 야구...
당신이 알아야 할 트레일런의 거의 전부제1128호 1. 트레일런(Trail-run). 산악 달리기다. 포장되지 않은 들길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다. 인간의 몸은 날 순 없다. 오직 달릴 뿐이다. 한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얼마나, 어떻게 달릴 수 있는가. 말하자면 트레일런은 그에 대해 대답이다...
산악달리기 마니아가 뛰어본 제주 코스제1128호 첫날 코스, 제주의 상징 ‘한라산’ 첫날은 제주의 상징 한라산을 뛴다. 사람마다 ‘제주도’ 하면 떠오는 것이 다르겠지만, 한라산이 제주도의 상징이라는 걸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제주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이하 제주대회) 첫날 코스는 제주대학교에서 한라산 정상 백록담을 거쳐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3...
달렸노라, 달렸도다, 달려보라제1128호 달리는 게 싫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이던가, 체육시간을 땡땡이치고 교실에서 자고 있는데 체육 선생님이 불시에 들이닥쳐 목덜미를 잡았다. “다섯 대 맞을래, 운동장 다섯 바퀴 뛸래?” 답은 정해져 있고 대답만 하면 되던 그 질문에 “다섯 대 맞을게요” 했다. 맞는 건 익숙했지만 아무 재미도 없이 숨만 ...
불가능에 맞선 ‘IT 어벤저스’제1127호 1989년, 로레인 앞에서 결혼서약을 할 때만 해도 돈 모레이는 활력이 넘쳤다. 그러나 6년 뒤, 돈의 몸은 서서히 무너졌다. 1999년, 그는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진단을 받았다. 그의 몸은 휠체어에 기대었다. 1999년부터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했다. 목소리도 완전히 잃었...
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제1128호 이소선(1929년 12월9일~2011년 9월3일)이 떠난 지 5년. 그의 삶을 담은 평전의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1990년 그의 회갑을 기념해 펴낸 구술 회상록 <어머니의 길>이 저본이다. 당시 이소선의 말을 글로 담아냈던 민종덕(63) 전 청계피복노조 위원...